[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중 약 66%가 대학교수 노조 설립에 찬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연세의료원장 선출이 직선제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수도 ‘약 66%’에 달했는데, 이는 연세대학교 총장선거·연세의료원장 선거 등에서부터 켜켜이 쌓인 연세대 법인이사회에 대한 불만의 발로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총장선거 이후 물밑에서 추진됐던 교수노조 설립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 1월9일부터 16일까지 8일간 연세의료원 전임교원 591명(의대 565명·간호대 21명·보건대학원 5명)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응답자는 384명(65%)이었다.
22일 데일리메디가 단독 입수한 ‘의료원장 및 의대학장 선출 제도, 교수복지 등을 위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료원 교수의 권익을 위한 교수노조 설립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찬성은 66.4%였다. 반대는 33.1%였고, 2명은 응답하지 않았다.
또 ‘연세의료원장 선출 방식이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교수 1인당 1표 직선제’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65.9%였다.
여기에는 최근 연세대학교 총장선거를 비롯해 연세의료원장 선거에서 여론과는 다른 인물을 선택한 연세대 법인이사회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설문조사 과정에 참여한 연세대 의대 A교수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교수들의 연희대학교-세브란스병원 합동정신을 위한 견제 의미”라고 설명했다.
향후 연세대에서 의대 교수 중심의 교수노조 설립 움직임도 구체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수노조 설립 시 의대 및 병원 관련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단, 교수노조이기 때문에 카운터파트너는 의료원장이 아니라 연세대학교 총장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대입해 교수노조 설립에 찬성하는 교수들이 모두 교수노조 설립에 찬성한다고 가정하면 그 수는 약 253명 가량 된다.
연세대 의대 A교수는 “본교에서는 총장이 나왔기 때문에 본교 교수평의회 자체가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의대 교수평의회는 노조 설립에 100명만 참여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대 교수가 주축이 된 교수노조가 탄생할 경우, 다른 대학 및 병원들로 파급력도 상당할 전망이다.
이는 소위 국내 의료계에서의 연세의대 상징성 및 빅5 병원으로서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해당 설문조사에서 의대교수들은 학장 선출방식(의료원장과 동일한 방식 67.2%), 의료원장 및 학장 선출시 청문제도 도입(찬성 70.1%), 의료원의 자율성 수호를 위한 의과대학 동창회·의료위원회 역할(잘못하고 있다 42.4%), 급여 수준 및 복지 체계 만족도(보통 37%), 타병원과 비교한 근무 강도(대체로 힘들다 45.6%), 교원의 미사용휴가 보상 개선 방안(급여 보상 51.6%) 등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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