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김강립 복지부 차관이 취임 이후 연이틀 수난을 당했다. 우한교민들을 수용키로 한 ‘진천’에서는 물세례 등 봉변을 당했고, 국회에서는 해당 지역 여야 국회의원들의 연이은 추궁에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김 차관은 일부 여야 의원의 송곳 질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여야 의원들은 對중국 지원, 방역, 학교 개학연기, 유증상자 공개 등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방안에 대해 지적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항·의료기관 방역이 뚫렸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확진 여부를 진속하게 진단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140원 하던 마스크가 10~20배로 가격이 오르고, 이마저도 살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 정부가 나서서 마스크 200만개를 중국에 보낸다“고 덧붙였다.
중국인 유학생, 학교 개학연기 등에 대한 교육부의 결단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금 서울교육청에서 5000명 넘는 개학 연기 청원이 있다”며 “공항에서 무증상자 두 명이 지역사회를 활보한 것은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는 것인데, 개학연기를 학교·지역 교육청 재량에 맡겨 놓을 수는 없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김 차관은 “중국의 감염병 대응상황이 우리의 확산에 중요한 변수이고, 마스크 등은 비축 물자 중 일부 가능한 품목을 지원한 것”이라고 했고, 중국인 유학생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부와 논의했다”는 원론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괴담과 관련해 유증상자 공개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그는 “현장에서 확진자 발생 시 정보가 제공되는데, 유증상자 단계정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유증상자와 관련해 지역에서는 소문이 삽시간에 나고, 괴담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유증상자 문제는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으나, 공개 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지역사회 차별 등 문제가 있어 어떻게 하는 게 합리적인지 고민 중에 있다”고 답했다.
전날 김 차관은 우한교민 격리수용 예정 지역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방문했으나, 주민들로부터 물병·종이컵·나무젓가락 등 세례를 받았다. 일부는 김 차관의 옷과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기도 했다. 김 차관으로서는 ‘수난이틀’이었던 셈이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해당 지역 및 인근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정부 결정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특히 4월 총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정부의 결정이 ‘정치적’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을 “임시 수용시설이 있는 아산 갑 출신 의원”이라고 운을 띄우며 “아마추어 정부다. 격리시설 결정과정을 보면 무지하고, 무능하고, 졸속적으로 하는 것에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천안을 아산으로 바뀐 게 정치논리나 힘의 논리로 바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미국·호주 등이 괜히 공항이나 군부대 혹은 섬을 이용하나. 지금이라도 다시 선정해라”고 덧붙였다.
충남천아시병 출신인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역은 완벽했지만 사회적으로 갈등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일본은 전부 귀가 초지했고, 미국은 군부대 호주는 섬에 격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를 지역구로 둔 같은 당 오제세 의원은 “우한시 교민들 수용문제에 있어서 장소를 변경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지금 진천과 아산에서 주민들 반발하는 상황에 대해 유감이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연신 사과했다. 그는 “시설 확정이 발표되기 전에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는데, 이것이 정부 발표와 달라 해당 지역의 불만과 혼란을 제공했다.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관련 시설 및 지역주민들과 충분히 소통해 양해를 구하는 것이 순서”라면서도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 해 소홀함이 있었던 부분에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