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제2기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이하 수평위)가 지난 1월30일 출범한 가운데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윤동섭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이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된 것과 관련, "불복한다"며 항의하고 나섰다.
대전협에 따르면 이번 위원장 투표는 보건복지부에 의해 소수인 전공의 위원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다수결 표결 방식으로 급히 이뤄졌으며 투표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기존 수평위 출석률이 저조했고, 전공의 폭력 및 성폭력 사건에 약한 처분을 내린 윤동섭 병원장을 신임 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전협은 "이 같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박지현 대전협회장을 비롯한 전공의 위원 전원이 수평위를 사퇴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혀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대전협은 “수평위 법령에 위원장은 호선으로 임명한다고 명시된 반면, 중립 위치에서 위원회를 감독해야 할 복지부에 의해 다수결에 의한 표결 방식으로 위원장이 선출됐다”며 "이번 위원장 선출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수평위 위원이 대학교수 9인, 전공의 3인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다수결로는 전공의 의견을 반영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전협측 주장이다.
대전협에 따르면 다수결 표결이 진행되기 전(前) 수평위 초기 멤버인 대한병원협회 소속 문정일 교수가 대한의학회 소속 윤동섭 교수를 추천했고 대전협은 이에 반대 의견을 표했다.
합의 추대가 안되자 손호준 보건복지부 과장은 위원장 호선 제척 사유를 위원들에게 고지하지 않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표결로 몰아갔다는 것이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이전 수평위 1기에서는 의결이 아닌 장시간 토의 끝에 공통된 결과를 도출했다"고 항의했으나 교수 위원들은 “학회에서는 다 이렇게 진행한다며 ‘가르쳐야 할 전공의’로 저를 몰아갔다”고 밝혔다.
그는 또 “회의가 끝난 뒤에는 기자들 질문에 대비해 모든 위원에게 만장일치 호선이라고 거짓으로 대답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대전협은 여기에 "윤동섭 교수는 수련 안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기본적인 내용을 모두 질문했고 중요한 사항들을 사무국 직원에게 위임했다. 마치 주치의에게 환자 명단 정리를 지시하는 것처럼 중요한 안건에 대해 1, 2, 3, 4 안을 정리해오라는 식 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전공의들에게 가장 중요한 삼성서울병원 및 세브란스병원 인턴 미수료 안건에 대해 제대로 토의를 진행하지 않은 채 다시 분과위원회로 돌려보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윤동섭 위원장이 강남세브란스병원장으로서 수련환경 개선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전협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산부인과 전공의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 교수에게 6개월 정직의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이후에도 그 처분을 뒤집으려는 가해자의 소송이 진행 중인데, 해당 병원은 피해 전공의를 보호하려 노력하지 않았고 윤동섭 교수는 이 병원 책임자”라고 설명했다.
대전협은 ▲불공정한 위원장 선출 과정에 대한 복지부의 납득할 수 있는 설명 ▲위원장 자질 검증 부족에 관한 위원회 해명 ▲회의시간 부족을 핑계로 안건을 충분히 논의하지 못하게 한 위원장 사과를 요구했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시작부터 잘못된 상황에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전협 회장인 저와 부회장은 위원직 사퇴까지 고려하고 있다. 잘못된 현실을 알리고 바로 잡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고 책임을 질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윤동섭 교수 측은 “병원 소속으로 온 것이 아니라 직능 대표로 온 것이기 때문에 공정했다. 또 대한의학회 소속이지만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이기에 대한병원협회 입장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는 만큼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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