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소위 우한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하면서 의료계에서도 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위한 행사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월29일 긴급 공지를 통해 "2월 예정돼 있던 요양기관 평가 설명회를 연달아 취소한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당초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를 비롯해 ▲병원 표준화 사망비·위험도 표준화 재입원비 평가 요양기관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들 설명회에서는 그간의 적정성 평가 경과를 비롯해 새로운 평가기준 및 세부 시행계획 등을 공개할 방침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전면 취소됐다.
심평원 관계자는 “내부에서 별도 지침을 마련한 것은 아니지만 사업부별로 감염 확산 등을 우려해 많은 인원이 모일 가능성이 있는 행사를 취소한 것”이라며 “설명회는 유선문의로 대체된다”라고 설명했다.
병원에서는 환자 및 내원객 안전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전국 대학병원들은 즉각 면회 통제에 돌입했다. 서울대병원은 “유행발생 종료시까지 원내 유입 예방을 위해 보호자 1인 외에 면회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출입증을 소지한 보호자 1인에 한해서만 면허가 허용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학술행사 일정 취소 등을 통해 대규모 행사를 자제 중이다. 일례로 서울아산병원은 오는 2월 1일 소화기내시경센터 주최로 예정돼 있던 'Asan TEC(Asan Therapeutic Endoscopy Course) 2020 학술행사'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경계단계에 따라 취소한다고 밝혔다.
지역의사회 정기총회·춘계학술대회 개최도 고민
학계에서도 행사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일부 교육일정을 취소했다. 학회 측은 “최근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각 병원 및 지역에서 출입 통제 및 제한이 이뤄지고 있어 불가피하게 제1차 대전충청지역 교육을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한간암학회는 오는 2월 5일 개최 예정이었던 간암의 날 기념식을 취소했다.
학회 측은 “간암 정기검진의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 일환으로 간암의 날 전후로 예년과 같이 기념식을 개최하고자 했으나 행사를 통한 감염 확산 위험성이 있음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의료계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학교에서도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확진자는 4명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감염이 시작된 중국에서 확진자 증가 속도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진자 수를 넘어섬에 따라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 다양한 연례 행사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예년대로라면 2월부터는 시도의사회를 비롯해 각종 의료계 단체 정기총회가 개최될 방침이다. 대부분의 학회에서는 춘계 학술대회를 준비중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국제학술대회가 동시 개최되고 있는데 연자 등 해외 방문객 감소도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메르스 환자 증가에 따라 대부분의 학술행사가 취소된 바 있다. 일정대로 학술대회를 개최한 학회는 외려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잠복기를 거쳐 오는 4월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폭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심평원 관계자는 "앞으로 모든 행사를 전면 취소하기는 어렵겠지만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