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우한 폐렴) 확산이 계속되면서 대전 지역 공공병원 설립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전시뿐만 아니라 지역의사회도 우한 폐렴 사태와 같은 감염병 확산 방지와 집중 관리를 위한 공공병원 설립에 찬성한다는 뜻을 보였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에는 이번과 같은 우한 폐렴 사태가 발생해도 집중 관리할 공공의료기관이 없다”며 “아직은 대전에 확진환자가 없어 큰 혼란이 없지만 공공병원 부재로 언제든 메르스 사태처럼 큰 혼란이 찾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전의료원과 같은 공공병원이 격리시설과 감염병 관리 총괄 등 중심기관으로 역할을 한다면 시민은 안전에 대해 더욱 안심하게 될 것이다”며 “우한 폐렴 사태가 의료원 건립 경제성 부분에 영향을 주긴 힘들겠지만 공공의료 필요성에 대한 시민의식을 일깨워 예비타당성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대전시는 현재 공공병원이 없어 이번과 같은 감염병 사태를 집중 관리‧총괄할 컨트롤타워 기관이 부재인 상태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하면 충남대병원으로 이송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대전의료원 설립은 총사업비 1315억원, 17만 8000㎡ 규모(동구 용운동)로 현재 KD(한국개발연구원)I에서 경제성과 정책성 등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18년 7월 KDI는 대전의료원 설립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경제성, B/C)이 사업 추진 기준치인 1.0 이하를 나타낸다는 예비타당성조사 1차보고를 마쳤지만, 결과에 대해 지역사회가 부당성을 제기해 최종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KDI는 경제성을 재산정하기 위해 ▲30년간 인건비(1861억원) 재조정 ▲의료장비 재투자비 주기 조정 ▲미반영 편익 반영 ▲진료비 절감 편익(매년 183억원) 추가 등의 자료를 대전시에 추가 요청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KDI에서 요구한 자료는 모두 제출했지만 예타 조사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결과 발표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KDI에서 조사를 완료하면 기획재정부에서 종합평가(AHP) 후 예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지역의사회 “감염병 관리 전문병원, 반대할 이유 없어”
의료과잉을 이유로 공공병원 설치를 반대하던 지역의사회도 우한 폐렴 사태로 대전시 감염병 컨트롤타워 부재를 실감하며 감염병 환자의 격리 및 치료를 위한 공공병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영일 대전광역시의사회 회장은 “공공병원 역할이 국민 건강을 위한 감염병 관리 전문병원이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지금도 의료기관이 밀집해있는 대전 지역에 일반 병원 형식으로 운영하는 공공병원이 생긴다면 비용‧예산 관련해 문제가 생길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감염병 환자의 격리‧치료에 중점을 맞춰 운영한다면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에서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하고 충남대병원 등 종합병원이 감염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태가 더 커진다면 지금 대전 상황으로는 대처하기 미흡하다”며 “의료기관을 통제하고 2, 3차 감염자를 격리할 수 있는 음압병실을 보유한 공공병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