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의심환자는 병원 외부 선별진료소에서 진료 후 전용 통로로 음압병실까지 이동한다. 그 통로는 일반 환자나 내원객은 물론 의료진도 이용하지 않아 일반 환자가 병원 내에서 의심 환자와 마주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난 1월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세 번째 환자가 격리돼 치료 중인 고양시 명지병원 관계자는 감염증 의심 환자 이동 경로와 음압병실 원리에 대해 설명하며 안전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확진자가 입원 중이고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음압병동은 일반 환자가 외래를 보는 병동과 분리된 다른 병동으로, 중환자실 내에서도 음압병동으로 진입하려면 2개의 문을 더 지나야 했다.
음압병동으로 들어가는 두 개의 문 사이에는 실시간으로 병동 내부 압력과 환풍기 운영을 관리할 수 있는 기기가 부착돼있고, 각 문은 먼저 열린 문이 닫히기 전까지 다음 문이 열리지 않아 환자의 분비물이 포함된 공기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는게 병원 측 설명이다.
음압병동 관계자는 “음압병상은 천장에 설치된 환풍기로 신선한 공기가 유입되고 침대 뒤편 환풍기로 환자의 분비물이 섞인 공기가 배출되는 구조다”며 “병실 내부 압력은 공조장치를 통해 외부보다 낮게 유지해 환자 분비물이 섞인 공기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음압병실 내부 화장실은 병실보다 낮은 기압을 유지한다”며 “화장실이 환자의 분비물이 가장 많은 장소기 때문에 화장실 내부 공기가 병실로 유출되지 못하도록 기압을 낮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확진자는 음압병동 5층, 의심환자는 1층으로 격리
명지병원은 현재 국가지정 격리음압병상 9개와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3개를 합쳐 총 12개 음압병상을 운영 중이다.
국내 3번째 감염병 확진자는 음압병동 5층에 입원 중이고, 선별진료소를 통해 추가 검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환자는 1층에 입원해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 결과가 음성일 경우 약 9시간, 양성일 경우 약 12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입원 중인 환자는 별다른 증상 없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선례가 없는 질병이다 보니 언제 상태가 악화될지 몰라 의료진이 긴장 상태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병원 연결 공원 출입구 폐쇄
내원객 발열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고 병원 곳곳에 손소독제와 마스크, 감염병 예방 판넬을 구비해두는 등 병원 내부 안전을 위한 노력이 이어짐에도 확진자 입원 병원이라는 공포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명지병원 근처 거리뿐만 아니라 로비도 한산해 평소보다 환자가 감소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는 환자가 반 토막 수준이라고 보도됐는데 이는 과장된 내용이고 외래환자 이용객이 평소에 비해 약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명지병원에 확진자가 입원했다는 보도는 병원뿐만 아니라 주변 아파트와 약국, 외식업계 등에도 큰 영향을 줬다.
명지병원 앞에 위치한 놀이터와 공원은 이용하는 사람이 없었고 지나가는 몇몇 사람들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명지병원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는 병원과 통로로 쓰이던 공원 출입구를 폐쇄해 통행을 금지하고 각 아파트 현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포스터를 게재했다.
명지병원 정문 부근의 약사는 “우한 폐렴 확진자가 명지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보도 이후 체감상 손님이 반 토막 난 듯하다”며 “인근 약국뿐만 아니라 식당, 카페 등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메르스 사태를 생각하면 우한 폐렴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니 더 지켜봐야 한다. 마스크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약국 관계자 또한 “최근 손님이 반 이상으로 줄어 약국 매출에도 타격이 크다”며 우려 목소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