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팀은 수면뇌파를 분석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에서 수면장애가 발생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심한 충동과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한 불쾌감이 나타나는 감각과 운동 신경장애 질환이다.

 

극장, 비행기 등에서 오래 앉아 있기 힘든데 특히 밤에는 더욱 심해진다. 잠들기 어렵고 깊은 수면이 쉽지 않아 자주 깬다. 성인 100명 중 4명이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하지불안증후군과 정상인 각 15명을 대상으로 수면검사를 통해 뇌파를 분석했다.

 

수면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전은 수면방추와 느린진동이다. 수면방추는 외부 자극에 각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각 정보를 조절해 수면에 이르게 한다.

 

주파수 1Hz 미만의 느린진동은 깊은 수면을 유도하고 조절하는 기능으로 숙면에 매우 중요하다.

 

연구결과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수면방추 발생빈도가 30% 감소했다. 느린진동도 25% 가량 줄었다. 특히 수면방추 파워가 눈에 띄게 감소했고 느린진동과 만나는 연결성도 정상인과 차이를 보였다.

 

수면방추는 뇌의 시상에서, 느린진동은 대뇌피질에서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각 뇌에서 나오는 수면방추와 느린진동이 균형을 잘 맞춰져야 숙면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파 분석결과를 보면 정상인은 느린진동이 나타나는 곡선 최고점에 수면방추가 맞물리는데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조금씩 엇나가면서 균형이 흩어졌다.

 

수면방추 색도 옅게 나타나 파워도 감소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정기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腦) 시상과 대뇌피질에서 생성되는 수면방추, 느린진동 저하와 불균형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향후 수면장애 치료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번 연구는 수면의학(Sleep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