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무증상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확진자의 증상 발현 전까지 포함한 동선 정보가 신속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질본은 확진자가 증상이 발현된 이후에 한해 동선을 공개하고 접촉자의 범위도 증상 이후에 접촉한 사람들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일본 등에서 무증상 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WHO도 최근 확진자의 하루 전 동선과 접촉자까지 파악하라는 지침을 내놨다.
이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2일 있었던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는 무증상, 경증 환자에서 감염 전파 사례가 나와 기존보다 방역 관리가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고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했다. 무증상 감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이처럼 무증상 감염이 근거없는 기우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재 확진자 동선 발표 및 접촉자 관리 범위 확대도 시급한 상황이다.
확진자의 증상 발현 전에 접촉한 사람들의 경우 자가 격리 등의 대상이 아니라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할 확률이 높으며 확진자와 접촉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설령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보건 당국으로의 신고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3일 열린 상황점검 회의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수원에 사는 15번 환자의 동선을 증상 발현 이틀 전부터 확진 판정 시점까지만 공개해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무증상자의 감염증 전파 가능성이 있는 만큼 확진자는 귀국 시점부터 모든 동선을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4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귀국 후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관광객 등을 언급하며 “무증상 감염 위험이 있는 상황인 만큼 통신사 로밍 데이터를 활용해 동선을 적극적으로 추적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상 발현 전(前) 동선 공개에 아울러 확진자 동선에 대해 보다 신속한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환자 본인 진술과 카드사, 이동통신사 등에서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고 있지만 즉각적으로 공유가 되지 않다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앞서 서울시 성북구보건소와 군산시청 등에서 잇달아 확진자 및 의심환자 등의 동선을 포함한 신상정보를 담은 공문서가 유출되며 논란이 일었다. 해당 문건들은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이 외에도 정확한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지 않다보니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도 생성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보건당국이 즉각적으로 확진자의 동선 등을 발표하지 않은 것에 따른 반작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질병관리본부 입장에서는 확진자 동선에 오류가 있을 경우 후폭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병원과 가게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는 상황에서 섣부른 발표가 애먼 피해자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3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무증상 감염자의 접촉자 관련한 질문에 “WHO가 1월29일 낸 조사 지침에는 확진자에 대해 하루 전부터 조사하라고 돼 있다”고 답변해 확진자 동선 공개 범위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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