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8번 확진자가 나타난 가운데, 해당 확진자가 지난 1월26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난 것으로 알려져 ‘잠복기’ 논란이 예상된다. 기존 정부의 방역초점은 ‘14일’로 맞춰져 있는데, 28번 확진자의 경우는 자가격리일로부터 ‘16일’이 지났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정부는 ‘예외적인 케이스’라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8번 확진자는 중국 국적의 30세 여성으로, 3번 확진자의 지인이다.
3번 확진자는 6번 확진자와 지난달 22일 강남구 한일관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2차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6번 확진자와 마찬가지로 28번 확진자도 2차 감염자로 보인다.
문제는 28번 확진자가 지난달 26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28번 확진자의 감염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3번 확진자와 이동경로가 겹쳐 기존 잠복기 기준인 ‘14일’을 뛰었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방역활동도 14일 맞춰져 있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더욱이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두 번에 나뉘어 귀국한 우한교민들이 오는 15·16일 양일에 걸쳐 700명 전원퇴소하기 때문에 국민 불안감은 커질 수 있다.
중대본은 “28번 확진자의 경우에는 잠복기가 다 끝나서 발병 혹은 일주일 정도 진통소염제를 복용한 탓에 본인이 인지하지 못 했거나 숨겼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부분들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잠복기가 ‘최대 24일’이라는 논문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논문이 초고 형태인 점, 논문저자들이 연구의 한계로 인정했듯 일부환자의 노출력·증상·검사결과 미비·정보수집 불충분 등을 들어 예외적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28번 확진자가 진통소염제를 복용해 증상발현 자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잠복기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3번 확진자와 이동경로가 겹치는 부분을 고려했을 때 자가격리 이전에 감염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단, 퇴소 및 격리해제 등 이후에도 증상이 있을 경우 즉각 신고토록 하는 등 교육·홍보가 중요하다는 데에는 입장을 같이 했다.
이재갑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구와 방역에서의 최장 잠복기는 다르다”며 “방역에서는 예외환자까지 따지면 잠복기가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통계적인 기법을 쓰는데,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사스·메르스 등 잠복기를 14일로 정한 것은 95% 환자들이 여기에 들기 때문에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마다 면역상태에 따라 상당히 늦게 나타나는 환자들도 있는데, 전체 환자의 5~10% 정도가 나오면 잠복기를 늘려야 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병률 前 질병관리본부장은 “28번 확진자가 3번 확진자와 지난 1월20일 입국했고 22일은 강남 성형외과에 들렸는데, 24일까지 접촉했다고 가정했을 때 잠복기가 17일”이라며 “기본적으로 환자 중 95%는 잠복기가 14일지만, 5%는 그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도 확인된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14일 동안 문제없어 퇴소했다고 해도 당사자들은 일주일정도 본인들이 증상이 있는지 관찰해야 하고, 발열 등 있을 시 신고할 수 있도록 교육·홍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