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최근 암 유전자와 관련한 대규모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향후 환자 맞춤형 치료와 암 발병 사전 예측이 가능해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이처, 사이언스지 등에 따르면 최근 4개 대륙, 1300여 명의 연구진이 10년 간 전체 암 유전자를 분석한 PCAWG(Pan-Cancer Analysis of Whole Genomes) 프로젝트 결과가 공개됐다.
PCAWG는 유방암부터 간암까지 38개 암종의 2658개 유전자 전체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23개의 논문을 Nature를 비롯한 다수의 학술지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가 기존 암 유전자 관련 연구들과 다른 점은 게놈 분석 대상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이전 연구들은 게놈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는 단백질 코딩 DNA ‘exome’ 분석에 집중했다. 해당 부분에 대한 분석 기술이 더 쉽고 비용도 적게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분석 비용이 줄어들면서 전체 게놈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가능해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캐나다 온타리오 암연구소의 Lincoln Stein 박사는 “이전까지 우리가 알고있던 것은 전체 게놈의 1%에 불과했다”며 “의사들은 암흑 속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일부 환자들을 대상으로는 왜 그들의 세포가 암으로 변했는지에 대해 설명해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유전자는 평균 4~5개의 암 유발 변이(driver mutation)를 갖고 있었고 95%의 암에서 최소한 하나의 변이가 확인됐다.
해당 프로젝트 운영위의 멤버인 Wellcome Sanger Institute의 Peter Campbell 박사는 “우리의 최종 목표는 (특정 암 유발 변이를 타겟으로 해) 환자별 맞춤형 치료를 가능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PCAWG는 또한 암 발병을 현재보다 훨씬 앞서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변이 발생 순서를 역추적해 최초의 변이가 발생한 시점을 찾아낸 것이다. 그 결과, 암을 유발하는 최초 변이의 20% 가량은 암이 발견되기 수 년에서 길게는 수 십년 전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암의 조기 진단 나아가서는 암을 미리 예방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외에도 프로젝트에 참여한 또 다른 연구팀들은 흡연과 같은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새로운 암 유발 변이 패턴을 발견했으며 13%의 암 세포 샘플에서 암 발병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의 DNA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