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수가체계 정비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지만, 근간 자료 중 하나로 활용되는 회계조사 연구 표본이 부족해 논란이 예상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진행한 3차 상대가치 개편을 위한 회계조사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기본진료(진찰료와 입원료)가 3차 상대가치 개편의 핵심인 만큼 보다 구체적인 자료 구축이 요구된다”며 “부문별(의과·치과·한방·약국), 종별(상급종합·종합·병원·의원), 진료비 규모별(상·중·하), 지역별(대도시·중소도시), 진료과목별 대표성 있는 요양기관 표본 선정 및 자료 수집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회계조사표 및 손익계산서, 의료장비감가상각명세서 등 회계 자료를 수집하고 6가지 행위유형별(수술, 처치, 검체검사, 기능검사, 영상검사, 기본진료) 분류를 통해 원가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결과 진료과목 별 차이는 있으나, 의원급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청구 수입은 전체 수입 가운데 평균 70% 선이다. 건강보험 급여행위에 대응하는 연간 총비용은 4억5274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인건비의 비중이 전체 41.1%를 차지해 가장 높다.
병원과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비용으로 ▲인건비(주시술자인건비, 보조시술자인건비, 임상인력인건비) ▲(비보상)재료비 ▲장비비 ▲간접비(관리비)를 산정했다.
그 결과 병원급 의료기관의 비용 지출은 평균 88억4181만원, 종합병원은 826억1488만원, 상급종합병원은 2399만1350만 원 선으로 나타났다.
이들 의료기관은 공통적으로 관리운영비 비중이 높았다. 병원은 지출 비용 가운데 관리비가 55.4%를 차지했고 종합병원은 33%, 상급종합병원은 36.1%가 관리비에 쓰였다. 임상인력 인건비 및 주시술자 인건비가 그 뒤를 따랐다.
병원은 참여 목표대비 10%도 안돼 대표성 의구심
문제는 이런 조사 결과가 일부 의료기관에 한한다는 것이다. 당초 연구팀은 회계자료 제공의 어려움을 고려해 상급종합병원 10곳·종합병원 20곳·병원(요양병원 포함) 60곳·의원 600곳 등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상급종합병원 5곳·종합병원 16곳·병원 5곳·의원 200곳에 그쳤다. 특히 병원은 목표기관대비 참여율이 8.3%에 불과했다.
치과의원 참여율이 94%, 약국이 87%를 달성한 데 비해 낮은 수치다.
연구팀은 “의원의 경우 진료과목별 특성이 달라서 이를 반영할 경우 조사표가 너무 복잡하고 분량이 과도하게 증가하게 되는 등 자료 구성이 복잡하다”며 “인센티브가 없는 상태에서 기관의 세무자료를 노출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별도의 행정인력이 없는 경우 조사표 작성이 거의 불가능한 정도”라고 지적했다.
공개된 연구 평가결과서 또한 “최대한 많은 의료기관과 약국을 조사에 참여시키기 위해 여러 노력을 경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조사 참여 의료기관이 전체 의료기관을 대표하지 못하는 데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다만 “경영자료 노출 우려 등으로 자료제출을 기피하는 요양기관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2차 회계조사 대비 참여 기관 수가 약 2배 정도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차 회계자료 조사에 비하면 참여 의료기관이 대폭 증가했지만, 모집단의 수가 여전히 부족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상급종합병원 및 공공병원을 패널요양기관으로 의무화하되 자료 제공에 따른 소요비용을 제공해야 한다”며 “종합병원급 이하 중에서도 패널요양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시스템 설계, 인력 고용 등)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