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증가추세가 이어지며 모든 의료인력이 코로나19에 매진하는 가운데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기 힘들어 응급상황 등 수술이 필요한 중증 환자들이 적기를 놓치고 있다.
병원 내 감염 등을 우려해 일반 환자 수술을 꺼리는 민간병원이 늘어나고 정부가 전국의 공공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일반응급 환자는 아예 수술을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의 유일한 감염병 전문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은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코로나19 확진자 60명을 이송받아 치료를 시작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모든 의료진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병원 내 모든 의료진과 인력이 코로나19 대응으로 비상인 상황이다”며 “정확한 수치를 파악할 순 없지만 일반응급환자를 받을 수 없어 수술 횟수도 평소에 비해 줄었다”고 전했다.
서울의료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응급실 가동을 멈추고 선별진료소로 사용해 일반 응급환자는 인근의 다른 의료원으로 이송했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초반에 확진자가 입원하고 선별진료소를 확대하며 입원 자체가 줄어 전담병원으로 지정 후 환자 이송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병상가동률은 낮아져 있었다”며 “아직 정확한 통계를 산출하진 않았지만 그에 따라 수술 횟수도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2337명 중 1579명이 확진된 대구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근래 대구 소재 대학병원과 2차 의료기관은 확진자나 의심환자 방문에 응급실 폐쇄와 재개를 잇따라 반복하고 있어 종합병원 수술실 가동률이 평상시 대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심각한 의료공백에 정부가 대구에 27일 공중보건의 210명을 파견하고, 대구시의사회와 대한의사협회 등 약 250명에 달하는 의사들이 자원봉사로 힘을 보태고 있지만 현재 대구 지역의 자가격리 중인 의료진만 200여 명에 달해 병상과 인력 모두가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 등 타지역에서 수술을 받으려 해도 전국 대부분의 병원에서 대구나 경북지역 방문 환자를 엄격하게 분류해 코로나19 증상 유무 검사 및 확인 후 문제가 없어야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여의치 않다.
이에 대구 시민들은 ‘대구나우(Daegunow)’라는 SNS를 통해 일반 응급환자가 수술 가능한 병원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고 있다.
지난 24일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안면 눈 위가 찢어져 응급치료는 했는데 수술할 병원이 없다’는 글이 게재돼 네티즌들의 수소문 끝에 병원을 찾아 봉합수술을 받은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