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완화의료가 필요한 소아환자가 연간
13만명에 달하지만 해당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선 교수팀은 2013~2015년 중증 소아환자의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해 2일 발표했다. 중증 소아환자의 전국 분포와 의료이용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말기 암 환자가 주 대상인 성인과 달리 소아의 중증질환은 예후 예측이 어려워 세계보건기구는 진단받은 시점부터 치료와 함께 완화의료를 제공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연구팀은 2015년 중증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만 24세 이하는 13만3177명이며 이 중 130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망원인은 암(26.2%), 신경계 질환(21.9%), 심혈관계 질환(15.4%), 신장ㆍ비뇨기계(14.7%)으로 암보다는 다른 질환 비율이 높았다.
중증질환으로 사망한 환자 대부분이 1년 동안 한 번 이상 입원했었고, 평균 재원일 수는 101.2일로 조사됐다. 외래진료는 40.4회, 응급실은 2.3회 이용했다. 연간 1인당 의료비는 약 5500만원이었다.
소아청소년은 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이 완화의료 대상으로 포함된다. 진료 기간이 긴 것을 감안해 중증환자가 진료받는 병원에서 우선 제공돼야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소아청소년의 거주지와 사망 전 1년간 이용한 주 의료기관 소재지를 비교한 지역 충족률은 평균 55.9%다.
서울(89.6%), 대구(74.2%), 제주(72.5%)에서 높았고, 충북(49.6%), 경기(43.9%), 충남(35.3%), 경북(28.8%)에서 낮았다.
약 44%의 환자가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의 의료기관을 이용한다는 것은 지역에서 중증 소아청소년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기관이 부족하다는 점을 나타낸다.
이 때문에 자녀가 중증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 의료기관 이용을 위해 부모가 휴가와 휴직을 해야 한다.
상당 기간 다른 가족과 분리돼 낯선 곳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부담을 가져오기도 한다.
현재, 국내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4개 기관이다. 올해 2개가 추가될 예정이지만 절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하다.
김민선 교수는 “완화의료는 고통을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의료 돌봄으로, 인권 보장 측면에서 반드시 제공돼야 하는 공공의료적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 따른 진료공백을 메우고 환자와 가족에게 완화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권역별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가 완화의료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