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9일 의료기관 폐쇄 및 진료재개 기준과 관련해 “메르스 당시 지침 적용은 불안감을 조성한다”며 새로운 기준안을 제시했다.
의협은 이날 용산 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부·질병관리본부(질본) 등이 상급종합병원 폐쇄 및 진료재개를 결정하고 의료기관 내 소독 실시 후 즉시 사용, 소독 실시 중 필요인원 업무 투입 등을 골자로 하는 기준안을 주장했다.
최근 은평성모병원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병원 폐쇄 등이 이뤄졌는데, 의협은 정부 조치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최재욱 의협 과학검증위원장은 "은평성모병원 폐쇄 조치는 의학적으로 봤을 때 과도하고 부적절하다"며 "확진자가 지나간 동선을 파악해 그 공간에 대한 소독과 방역이 이뤄지면 즉시 개원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은평성모병원의 사례와 관련 확진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애매모호한 폐쇄조치가 이뤄져 심각한 진료공백이 우려된다"며 "의료진을 포함한 2700명의 전직원에 대한 PCR 검사가 진행됐고 2주가 넘도록 폐쇄가 유지되는 동안 수차례 방역도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보건복지부와 질본이 폐쇄와 진료재개를 명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상급종병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질본이 폐쇄 및 진료재개 등 확진자가 발생한 의료기관 관리를 주관하고 있으나 폐쇄기준·기간 및 진료재개 기준 등이 지자체마다 달라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방역 후 즉시 진료 가능케 하고 소독 중에도 필요인원 업무 지속 필요" 요구
특히 지자체들이 내놓는 폐쇄명령 등 강력한 조치들이 보여주기 위한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최 위원장은 “그저 불안하다는 이유로, 또 지자체가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이유로 의학적 근거 없이 무조건 폐쇄명령을 내리는 것은 오히려 의료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환자의 치료 권리를 훼손하고, 인명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소독제별 특성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 소독 등의 조치 후에는 의료기관이 신속하게 진료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부적으로는 병·의원급 의료기관은 소독 후 시간당 6회 이상 환기 조건에서 진료재개, 응급실의 경우에는 소독 후 시간당 6~12회 환기 조건에서 진료재개를 권고했다.
이와 함께 소독을 실시하는 도중이라도 의료기관 업무와 관리를 위해 필요한 인원은 방호복 착용 후 업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협은 “의료기관에서 의료지 등 확진자 발생과 관련한 지침은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다중 이용시설과 사업장 등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소독 및 영업 재개 기준 등에 대한 현실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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