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신규 공중보건의사 742명이 지난 3월9일 코로나19 현장에 배치된 상황에서 대구시가 공중보건의사들에게 숙소를 분배한 방식이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공보의들에게는 5성급호텔을 배정하고 근무지까지 무료 셔틀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다른 공보의들에게는 승용차로 근무지까지 30분이 걸리는 모텔을 배정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모텔은 숙박업체에서 의료봉사자들을 위해 대구시에 무료로 기부한 곳인 반면, 대구시에서는 해당 모텔을 배정받은 공보의들에게 숙박요금을 선불로 지불하라고 전한 상황이다.
9일부터 대구 성서 동산병원에서 일하게 된 한 신규 공보의는 “공보의들에게 수소문한 결과, 이 모텔에 배정받은 공보의들은 모두 성서 동산병원에 배정받았다. 셔틀버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근무 전후로 왕복 1시간 정도 되는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해당 모텔은 대구역 근처에 위치해서 대구의료원, 경북대병원과는 거리가 가깝지만 성서 동산병원까지 승용차로 약 30분 정도 거리에 있다.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구시가 무료로 기부 받은 객실을 공보의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이용토록 한 것이다.
배상재 한국숙박업중앙회 대구지회장은 지난 2월 26일 대구시에 해당 모텔 객실 38개 모두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이 모텔에 배정된 공보의가 대구시로부터 받은 문자에서는 “가격은 간단한 조식포함 5만원으로 협의를 했습니다. 숙박비는 먼저 개별적으로 결제를 해주시고 사후에 개별계좌로 입금하여 드립니다”라고 전했다.
무료로 기부받은 숙소를 일반적으로 지원하는 숙소와 같은 절차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 이 숙소를 기부한 배 지회장은 “대구의료원이나 경북대병원 근처에 숙소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의료봉사자들을 위해 방을 내놨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해당 숙소는 접근성이 좋지 않은 성서 동산병원 공보의들에게 배정됐다.
이에 대해 당사자 공보의는 담당공무원에 문의했고 “성서 동산병원 근처에 있는 숙소들은 다른 곳에서 파견 온 소방공무원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어서 구할 수 없다. 양해해 달라”라는 답변을 받았다.
반면 이 공보의가 성서 동산병원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숙박촌 내 비즈니스호텔 혹은 모텔 등에 직접 연락해본 결과 숙박이 가능했다.
그는 “국가에서 대구로 파견 가라고 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기꺼이 왔는데 이런 비평등하고 배려없는 행정능력에 실망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신규 공보의 파견 이전에 대구에 파견된 공보의들도 숙소 문제를 경험한 바 있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처음 공보의들이 대구에 대거 파견됐을 때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지정 숙소를 제공하지 않아 공보의들이 2일간 직접 숙소를 찾아다녀야 했다.
이후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대구시와 논의한 결과 특정 호텔급 숙박시설 하나를 지정해 모든 공보의들이 머물 수 있도록 조치할 수 있었다.
당시 최세진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부회장은 “공보의들에게 그저 숙박비만 지원하거나 각자 흩어진 다른 숙소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숙소를 지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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