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서울백병원 입원 환자가 앞서 대구 경북 지역 환자라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해 거주지를 숨기고 진료를 받았다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병원들이 부당한 진료거부를 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당국이 진료거부를 하는 병원에 대해 엄중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대형병원들은 “거주지를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으로, 대구 경북 지역 환자 진료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원내감염 안전을 위해 고위험군 방문력 등이 있는 환자들은 사전 검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에서는 “서울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없다고 들었다”라는 글이 속출하면서 청와대 청원에는 이들 진료거부 병원을 엄단해달라는 요구가 올라오고 있다. 대구 경북 지역 진료거부 논란 직후 실제 진료 예약 및 진행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직접 살펴봤다.
12일 서울 송파구에 소재한 A상급종합병원 선별진료소. 진료 대기공간은 거의 비어 있었다. 선별진료 공간은 방역가운을 착용한 직원들이 안내를 돕고 있었다.
A병원은 서울백병원에서 입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진료 거부를 당했다고 주장한 곳이다.
“대구 경북 지역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싶으면 선별진료소를 우선 방문하면 되나요?”라 묻자 직원은 “외래진료를 받고 싶으면 우선 예약을 통한 진료상담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자세한 사항은 진료상담센터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고 했다.
진료상담을 받기 위해 병원에 들어가기 전(前) 직원들이 체온측정을 했다. 주출입구에는 별도로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대구 경북 지역 및 해외 고위험군 국가 방문력 혹은 접촉력이 있는 경우 직원에게 꼭 알려야 한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진료상담센터는 한산했다. 현재 병원은 원칙적으로 전화상담을 통한 진료 예약을 받고 있다.
진료상담센터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대구 경북 지역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방문 후 2주 이후 내원을 권하고 있다”했다.
하지만 급한 환자의 경우 “방문 2주 이내라도 외래진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위험군 지역 거주자나 방문력이 있으면서 2주 이내 진료를 받으려면 우선 전화 상담을 통해 외래예약을 한다. 외래예약과 함께 예약 전날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 예약도 진행해야 한다.
외래 전날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음성판정이 나오면 예정대로 외래 진료를 볼 수 있다.
이 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하지 않아도 보건소 등 다른 기관의 검사결과가 있으면 내원시 지참해 외래진료를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검사결과 유효기간은 3일이다.
진료상담을 하는 간호사는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게 되면 검사 당일 1시 이전에는 내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는 천막형태로 설치된 선별진료소 대기실에 있지 않아도 된다. 선별진료소 의료진 판단에 따라 진료소 내부 대기시설에 있거나, 경우에 따라 병원 밖에서 검사를 기다릴 수 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환자들이 많지 않나는 질문에 “외래진료를 위해 검사를 받길 원하는 환자를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며 “단순 우려증상자의 경우 정부지침에 따라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길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래진료를 위해 검사를 진행할 경우 검사 비용은 진료비에 포함된다. 병원에 따르면 환자 별로 요구되는 검사가 달라 비용이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1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대형병원이 대구 경북 지역 환자를 거부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과 다른 것 같다”며 “지역에 관계없이 진료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병원 안전을 위한 사전절차를 거쳐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구 지역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지난 2월21일부터 최근까지 이 병원이 받은 대구 경북 지역 외래진료 환자는 4000여 명, 입원 환자는 150여 명이다.
다만 실제로 일부 병원은 2주 이상 외래진료를 연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에 있는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은 대구 경북 지역 환자 및 호흡기증상 환자들의 경우 2주 후 내원토록 하고 있다.
2주 내 진료를 꼭 보길 원하는 경우 해당 진료과 주치의와 상의 후 전화 문진을 진행하고 필요시 원격 처방을 진행한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대구 경북 지역 환자분들은 2주 이상 외래진료 연기를 진행하고 있다”며 “2주 대기가 끝날 때 쯤 추가 사전 안내를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약 없이 내원한 고위험군 방문력 환자들의 경우, 증상 여부에 따라 유증상자는 원내 ‘유증상 클리닉’으로 안내되고 무증상자는 선별진료소로 가게 된다.
병원 관계자는 “고위험군 지역 환자들에 대한 정부 방침에 맞춰 원내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