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장기요양급여로 지급된 급여는 사유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5행정부(재판장 배광국)는 13일 재가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하는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사유재산 확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각하했다고 밝혔다.
'각하'는 소송법상으로는 당사자의 소송 제기에 대해 법원이 부적법(不適法)을 이유로 배척하는 재판을 의미한다.
앞서 A씨는 "공무원 급여가 국민 세금으로 지급된다고 하더라도 근로 대가로서 사유재산인 것과 마찬가지로 비록 장기요양급여비용이 국민 보험료를 재원으로 마련됐어도 요양기관 사유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에 따라 장기요양기관은 지급받은 급여비 중 일부를 요양원 인건비로 지출할 수 있다. 그 비율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도록 돼 있다.
고시는 노인요양시설·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주야간보호·단기보호·방문요양·방문목욕·방문간호에 대해 간호사·물리치료사·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인건비를 급여비에서 48%∼86.4%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A씨는 "건보공단에 청구해 받은 급여비는 헌법이 보장하는 민간 노인장기요양사업자의 사유재산에 해당한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사유재산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보건복지부가 인건비 지급비율을 강제하는 고시를 통해 사유재산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고시가 그 자체로서 국민 권리나 법률관계 규율 성격을 갖는 경우 고시 취소 또는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고시에 따른 처분성이 있는 경우에도 집행행위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 사건처럼 위법성을 다루는 이유 중 하나인 장기요양급여비용의 사유재산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가 사유재산 여부를 확인하는 장기요양급여비용은 장래 지급청구권을 둘러싸고 A씨와 복지부 간 구체적인 다툼이 생길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봤다.
법원에서 장기요양급여비용이 사유재산인지 확인이 분쟁 해결에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라 볼 수도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A씨에게 장기요양급여비용이 사유재산임을 확인하기 위한 법률상 이익이 없다"며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당사자 소송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해야 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할 수 없다"며 "이 사건 소는 당사자 소송으로서의 피고적격을 갖추지 못해 부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원고가 피고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는 것도 부적법 근거로 제시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은 항소를 기각했다. 이후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심리불속행기각 결정, 원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