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6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고개 숙여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박 장관의 ‘코로나19 확산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 ‘마스크·방호복 부족 발언’ 등에 따른 성명서다.
이와 관련, 의협은 "박 장관의 발언이 보건의료에 대한 몰이해·불통과 고집·의료인에 대한 적개심에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박 장관의 무능보다 더 심각한 것이 바로 그의 비틀린 현실 인식과 잇따른 설화”라며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그 바탕에 있는 보건의료에 대하 몰이해, 불통과 고집, 의료인에 대한 적개심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고 역설했다.
의협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코로나19 국내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했고, 입국제한을 하지 않고 국내 방역만 하는 것에 대해서는 “겨울이라 모기가 없다”고 표현했다.
의협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오히려 국민과 의료인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환자수가 많은 것은 방역 역량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아전인수식 현실인식까지, 가히 최악을 거듭하는 설상가상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의협은 대만 사례를 들며 정부의 방역 태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의협은 “지난 2월6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이 되자 중국으로부터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 대만의 확진자 수는 아직도 50여 명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자화자찬하는 ‘모범이 되는 방역’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첫 사망자가 발생하자 천스중 위생복리부장(장관)은 국민 앞에 눈물로 사죄했다”면서 “최선을 다했지만 죄송하다며 목이 메어 눈물을 억누르는 모습은 대만 국민들에게 큰 신뢰를 주었다”고 덧붙였다.
의료인에 대한 희생도 환기시켰다.
의협은 “무섭게 폭증한 환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가 안정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특히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경북 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몸을 아끼지 않고 나서고 있는 의료진과 의료기관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