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얼굴 만지는 습관을 인지시켜 손을 씻게 하는 무료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긴급히 개발해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바이러스는 손을 매개로 전파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눈, 코, 입 등 얼굴 만지는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와 의료영상지능실현연구실(MI2RL)은 인공지능 프로그램 ‘얼굴 만지지 마세요/손 씻으세요(DONT/WASH, DO Not Touch your face/WASH your hand)’ 최신버전을 소프트웨어 개발플랫폼 ‘깃허브(github)’에 17일 배포했다고 밝혔다.
손으로 얼굴 만지는 동작을 91%의 정확도로 감지해 알리는 이 프로그램은 얼굴을 무심코 만질 때마다 모니터에 ‘얼굴 만지지 마세요!’라는 알림 메시지가 뜨게 한다.
개인 컴퓨터나 노트북에 카메라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돼 있으면 이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모델 개발을 위해 영상 행동 분류에 탁월한 성능을 입증한 ‘I3D 신경망’을 사용했다. 이 신경망은 4백여 가지 행동 영상 데이터를 이미 학습해둔 상태로, 이번 연구에서는 얼굴 만지는 것과 관계된 동작 11가지를 추가로 학습했다.
얼굴을 만지는 행동은 △마스크 쓰기/벗기 △코 만지기 △턱 괴기 △눈 비비기 △머리 쓸기 △안경 만지기 △전화 받기로 8가지였다. 한편 △컵으로 물 마시기 △휴대전화 만지기 △키보드·마우스 사용하기 3가지 동작은 손이 얼굴에 정확히 닿지는 않아 인공지능 모델이 걸러야 할 행동으로 정의했다.
학습에는 이 11가지 동작을 담은 3차원 데이터 19만 장이 사용됐다. 해당 데이터는 서로 다른 10개 장소에서 얼굴 만지는 행동을 촬영한 동영상(105분 분량)에서 획득했다.
모든 학습을 마친 인공지능 모델은 최종적으로 ‘얼굴 만지는 행동’과 ‘얼굴을 만지지 않는 행동’을 분류하는 성능평가를 거쳤다. 그 결과 약 5초(16프레임/초)마다 동작 평가를 수행하면서, 사람이 얼굴을 만지는 순간 모니터에 ‘얼굴 만지지 마세요!’라는 알림 메시지를 띄웠다. 정확도는 91%로 확인됐다.
연구책임자인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의학협회지(JAMA) 등 많은 국제학술지에서는 얼굴 만지기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꾸준히 경고하고 있다"며 "사회적 재능기부 취지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개인 사용환경에 따라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된 컴퓨터에서 실행시켜야 하는 제한점이 있다. 이러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프로그램을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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