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한 현 시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 역학조사와 진단을 핵심 대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통상 팬데믹 상황에서는 감염자가 많은 만큼 다른 방책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장하기에 이와 같은 WHO 행보는 이례적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09년 팬데믹으로 지정됐던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 당시에는 전염이 빠르게 확산되자 WHO 차원에서 확진자수 조사를 중단한 바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3일(현지 시각) 언론브리핑에서 “세계 지도자들과 방역당국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및 자가격리와 같은 수동적인 방법만으로는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37만건이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팬데믹이 가속화되고 있다.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온 지 67일 만에 확진자 10만명이 나왔다. 이후 11일이 지나 10만명이 추가됐고, 4일 후 다시 10만명이 더 나왔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통계에만 집착하면 안 된다. 우리는 무력한 방관자가 아니며 코로나19 비극을 이겨낼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축구에서 방어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 공격도 할 필요가 있다”며 “사람들을 집에 머물게 하는 등 다양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법을 권장하는 것은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고 해결할 시간을 버는데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들은 보다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보다 공격적이고 타겟 중심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 모든 의심환자에 대해 검사를 실시하고 모든 확진자를 격리, 관리하며 모든 가까운 접촉자들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며 코로나19 대처법으로 역학조사와 진단에 무게를 둘 것을 권장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숫자는 중요하며 이는 단순한 수가 아니다. 이 숫자들은 자신의 생활과 가족들이 전복된 사람들을 가리킨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당시 WHO는 3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7월 16일부터 확진자 수를 집계하는 것을 중단한 바 있다. 신종 인플루엔자의 전염성이 강한 만큼 많은 확진자가 발생해 더 이상 추적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신종 인플루엔자는 치사율이 코로나19보다 낮았고 발병 초기부터 치료제와 백신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2009년 4월 28일 첫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때부터 이미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준비됐었다.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인 감염자 증상을 완화해 바이러스 배출량을 떨어뜨리고 백신은 집단면역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수는 11월 초를 기점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는 단기간 내에 마련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WHO에서는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안전한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려면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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