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대규모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환자 감소세가 확연한 대구광역시 개원가들이 당분간 그 여파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파악돼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7일 지역계와 병원계에 따르면 대구 지역 상당수 병의원들은 대구 신천교 교회 사태가 불거진 지난달 부터 이달까지 휴진을 하거나 진료를 미뤘다.
대구 소재 규모가 있는 A재활병원은 이달초 임시 휴진했다가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기간을 연장했다.
B내과의원도 이달 초 일주일간 휴진했다가 예전처럼 야간진료는 안하고 다시 운영을 시작했다.
C성형외과는 지난달 말 진료를 보지 않고 전화상담만 진행한다고 안내했다.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한 병원은 확산 예방차원에서 1주일간 휴진을 결정했다.
치과와 한의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비말을 통한 감염위험을 우려하면서 환자수가 감소한 대구 소재 D치과는 지난달 말부터 주당 진료일을 축소해 운영 중이다.
고령자와 아이가 많이 내원하는 한의원도 휴진하는 곳이 많다. 대구지역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某한의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임시 휴원한다는 지역 한의사들의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고 했다.
대구 지역 개원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환자수가 거의 반토막 난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 인근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한 개원의는 "코로나 사태 이후 환자가 평소보다 3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산부인과, 내과, 이비인후과 진료과를 막론하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市의사회 "회원 피해 파악 후 저금리 대출상품 등 및 정부 지원 건의 예정"
지속되는 환자 감소세로 병원 유지가 어려워진 개원가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대구시의사회는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부회장은 "코로나19로 대구 개원가가 입은 타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3월 진료비 청구액 내역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이 자료를 바탕으로 당장 어려움에 처한 회원들에 대한 지원책을 정부에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시의사회는 대구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 저금리 대출상품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최근 요청했다.
이와 함께 회원들을 대상으로는 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방법을 안내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매출 감소 등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가 휴업, 휴직을 실시하는 경우 휴업 수당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더라도 2020년 2월1일~7월31일 동안 휴업 및 휴직 수당을 지급한 모든 사업주는 지원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이 폭증하면서 이번에 일시적으로 상향됐다.
민 부회장은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위기에 내몰렸고, 모두에게 정부지원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어렵다"면서 "하지만 대구지역 개원가가 입은 피해가 큰 만큼 정부와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한에서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가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여겨지고 있는데, 오는 4월에는 개학과 총선 등 많은 인원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시기에 2차 대규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대구 개원가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원가 고충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촉구하는 등 감염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