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대한정형외과학회(이하 학회)가 새로운 회관 건립 등을 위해 진행 중인 발전기금 모금사업이 올해 들어 다소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6년부터 매해 수 천 만원의 회원 기부가 이뤄진 사업인데 올해는 2월말까지 5명의 회원이 참여, 16만원이 모이는데 그쳤다.
29일 학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대한정형외과학회 발전기금 모금사업’엔 지난 2월 29일까지 회원 306명이 동참해 총 3억2218만원이 모였다.
‘대한정형외과학회 발전기금’은 회원들 교육과 연구활동 증진을 위한 회관 건립을 목표로 2016년 시작됐다.
모금이 시작된 첫 해에는 회원 97명이 3931만원을 기부했다. 2017년에는 1억2065만원, 2018년에는 7160만원, 2019년에는 9046만원의 기부금이 학회로 전달되며 사업은 활발히 진행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정형외과의사회가 1천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태연 대한정형외과의사회장(서울 동대문구·날개병원)은 "타과에 비해 기존에도 돈독했던 의사회와 학회 간의 유대관계가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부 취지를 전했다.
이처럼 개원가를 포함해 국내 정형외과 의사들이 두루 참여하던 사업이었지만 올해는 2달 간 회원 5명이 총 16만원을 기부하는 등 예년보다 많이 부진한 모습이다.
학회 관계자는 “당초 회관 신축 목표로 시작됐지만 최근엔 학회에 애정을 가진 회원들이 소소하게 참여하고 있는 형태로 모금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회에선 세법이 바뀌면서 세금공제가 어려워진 회원들이 에전보다 기금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들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사회 침체 분위기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 2월 13일 법인세법이 개정되면서 특별회비와 기부금 납부에 대해 회원들은 더 이상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됐다. 학회는 이후 영수증을 발행해 비용처리(손금 처리)를 하고 있다.
학회 임원 A이사는 “세법 개정 이후 세액공제가 어려워지면서 아무래도 고액기부가 많이 줄은 것 같다”고 했다.
모금 사업이 활기를 잃어가며 회관 건립도 당장은 본격적인 추진이 어려워졌다.
A이사는 “모금액의 목표를 정해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사업의 상황을 미뤄봤을 때 아무래도 당분간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면서 “사업 시작 취지가 회관 신축인 만큼 기금은 고스란히 모아두고 있고, 향후 총회 등에서 활용 방안을 추가로 논의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회는 법인화를 추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살피고 있지만 까다로운 허가절차에 녹록치는 않은 상황이다.
사단법인과 재단법인 등 법인단체는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될 수 있다.
법인의 경우 법인세 절감 효과가 있고 기부자 개인은 연말정산 시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다.또한 민간자격증을 등록해 법인의 목적사업을 수행하는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다.
법인화를 위해선 목적사업 공공성과 사회성에 대해 주무관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의학회 등 의료관련 단체의 경우 주무관청인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의료계에선 대한개원의협의회와 대한견주절학회 등이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도 법인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 A이사는 “기금사업 외에도 오랜 역사를 가진 학회의 보다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이참에 법인화를 추진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법인화를 추진하는 많은 학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듯이 기준이 엄격하고 절차가 복잡해 쉽사리 이뤄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