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의정부성모병원 집단감염 사태로 인근 병원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철저한 대응으로 위기를 넘긴 중소병원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들까지 확진자 내원에 따른 원내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 중소병원의 발빠른 대처가 지역사회 감염병 확산 방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난 달 31일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현대병원에 75세 환자가 내원했다. 이 환자는 며칠 전 의정부성모병원으로 병문안을 다녀온 후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여 현대병원을 찾았다.
이틀 전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현대병원 측은 평소 운영하던 진료지침에 따라 해당 환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했다.
마침 이 병원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별도의 선별진료소를 운영해 왔고, 당시에도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상태에서 발열체크와 문진 등을 통해 의심환자를 걸러낼 수 있었다.
문진 결과, 이 환자는 의정부성모병원에 병문안을 갖다온 것으로 파악됐고, 의료진은 즉각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혹시나 모를 감염에 대비해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에서 외부인과 접촉 없이 대기토록 안내했다. 해당 환자는 확진 판정 후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으로 후송돼 치료 중이다.
내원자 중 확진자가 발생한 현대병원에는 즉각적으로 역학조사가 이뤄졌다. 방역당국은 당시 CCTV를 통해 환자의 이동동선, 의료진 대응 등을 면밀히 확인했다.
역학조사 결과 확진자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선별진료소에만 잠시 머물렀고, 의료진 역시 방호복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등 추가 감염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추가 방역조치나. 선별진료소 폐쇄, 직원 격리조치 없이 정상적으로 진료해도 된다는 판정을 받았다. 특히 상시 방역체제를 유지해 왔던 만큼 별도의 방역도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내렸다.
병원으로서는 첫 내원자 확진 사태를 맞닥뜨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진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난 달 세브란스병원도 방역당국으로부터 같은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현대병원 김부섭 병원장은 “최근 대학병원에서도 확진자 발생으로 응급실을 폐쇄하거나 아예 병원 전체를 폐쇄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너무나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 내원에도 불구하고 정상진료를 유지하게 된 것은 모든 의료진과 직원, 환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병원은 지난 3월 6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바 있다.
국민안심병원은 코로나19 감염 불안을 해소하고자 병원 방문부터 입원까지 전 진료 과정에서 호흡기 환자를 다른 환자와 분리해 진료하는 병원이다.
현대병원은 본관 1개층에 18개 병실을 국가지정 수준의 음압병실로 새롭게 조성하는 등 22개 음압병실을 갖춘 격리병동을 운영 중이다.
호흡기환자와 일반환자의 동선이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물론 의사·간호사의 방호복 탈의실과 출입 동선도 분리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