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구충제 ‘이버멕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외신보도에 대해 “세포 수준 실험 결과를 제시한 것일 뿐 환자 치료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방역당국의 입장이 나왔다.
6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버멕틴 관련) 호주의 연구논문을 검토했다. 하지만 환자나 사람에게 투여해서 효과를 검증한 게 아니라 임상 적용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호주 모니쉬대학 생의학발견연구소의 카일리 왜그스태프 박사는 최근 세포 배양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이버멕틴을 노출시키자 48시간 내 사멸되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단 이 실험에서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작용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사람에게 이 약물을 써보려면 동물실험을 거쳐 임상시험 단계에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나 안전성은 보장할 수 없다.
이버멕틴은 1970년대 미국 머크사와 일본 기타사토 연구소가 공동 개발했다. 다양한 기생충을 구제하는 데 쓰는 구충제 성분으로 이, 옴, 강변 실명증, 분선충증, 림프 사상충증 및 기타 기생충 질병을 치료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이버멕틴 성분이 함유된 구충제는 허가돼 있지 않고 수출용으로 한 개 품목은 허가됐다. 국내서 구충제 이버멕틴 성분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하겠다며 임상시험을 신청하거나 개발 상담을 요청한 경우도 없다.
정은경 본부장은 “사람에게 투약 가능한 정확한 용량이나 부작용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 등이 충분히 검증돼 있지 않기 때문에 약제 연구단계에서의 하나의 제언으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대체 치료제(말라리아 치료제 등) 임상시험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데, 임상시험의 결과가 나오게 되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치료제로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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