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것으로 보이면서 각 나라마다 의료물자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인공호흡기나 방호복 등 환자 치료시 필요한 기본 물자는 물론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검사키트조차 없는 실정이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약 80여 개국이 한국에 진단키트 공급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에 최근 국내 의료IT 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적용 진단보조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뷰노는 클라우드 기반 웹 서비스로 ▲뷰노메드 렁퀀트™(VUNO Med®-LungQuant™)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코로나19 버전(VUNO Med®-Chest X-ray™: COVID-19 Version) 2가지 솔루션을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코로나19의 주요 증상 중 하나가 폐렴인데, 이들 솔루션은 폐렴과 관련된 병변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비정상의 정도를 수치로써 잘 알아볼 수 있게끔 제공한다.
루닛 또한 코로나19 엑스레이 영상분석 전용 ‘루닛 인사이트 CXR’ 제품을 온라인에서 무료로 공개했다.
일반 환자들도 자신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의료영상 표준 포맷인 다이콤 파일)을 가지고 있다면 루닛 인사이트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온라인 AI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물론 분석 결과는 참고 자료로서 보다 정확한 검진을 위해서는 의료진의 최종 진단을 받아야 한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코로나19 엑스레이 영상 분석을 위한 AI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공개하기로 한 결정이 전 세계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디컬아이피 또한 CT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메딥 코비드19(MEDIP COVID19)'를 무료 배포했다. 감염 여부 판단 및 경증·중증 환자 간 구분을 신속하게 돕는다.
해당 제품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중국 란저우대학제1병원·시안국제병원 등 국내외 의료진이 코로나19 감염환자의 익명화된 의료데이터를 활용, 제작에 참여했다.
소프트웨어 공개 후 2주만에 24개국 396개 의료기관서 다운로드받는 등 코로나19 관련 AI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처럼 기업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을 무료로 공개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다량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AI 정확성과 성능의 핵심은 데이터다. 얼마나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학습해서 성장할 수 있느냐가 솔루션 성공의 관건이다. AI 활용을 위한 데이터 표준화 논의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간 솔루션 개발 및 임상시험 과정에서 쓰이는 데이터는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진단뿐만 아니라 확진자의 경과를 유추하는 데도 AI 솔루션이 활용될 것을 고려하면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으며 사용 과정에서 각국 의료진을 통해 후기를 들을 수도 있다.
더불어 연구를 위해 인위적으로 분류한 데이터가 아닌 실제 의료현장의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의 성능도 시험해 볼 수 있는 등 기업 입장에서도 이익이 되는 셈이다.
물론 의료 AI 솔루션만으로 코로나19 확진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검사 대상 선별이나 중증도 분류 등에는 유용하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 호주 등지에서도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AI 솔루션 공개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경우 지금까지의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통해 질병 확산 예측과 CT 분석, 유전자 검사 솔루션 등을 공개하며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