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우려를 자아냈던 일선 병원들의 마스크 대란이 수그러들면서 공적마스크 관련 민원 내용도 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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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심정으로 공적마스크 공급을 기다리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물량 확보에 여유가 생기면서 마스크 기능이나 색상 등에 불만을 제기하며 반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공적마스크 접수 초기 병원들의 주문 폭주로 대한병원협회 홈페이지가 마비될 만큼 마스크 확보에 사활을 걸었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대한병원협회는 병원급 의료기관 마스크 공급을 위한 공적판매처로 등록됨에 따라 지난 달 7일부터 일선 병원들의 신청을 받았다.
병원협회에는 보건용 마스크 26만1959장과 수술용 마스크 40만6990장 등 총 66만8949장이 할당됐다. 대한의사협회가 배정받은 18만4123장 보다 3배 이상 많은 비율이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전 사회적으로 마스크 파동이 최고조에 달했던 만큼 하루라도 빨리, 한 개라도 많이 확보하려는 병원들의 신청이 쇄도했다.
병협 역시 원활한 마스크 공급을 위해 전직원이 주말도 반납하고 매일 밤 12시 넘는 시간까지 애를 썼지만 동시다발적인 전국 병원의 수요를 감당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유례없는 마스크 품귀현상에 격양된 병원들의 욕받이도 감내해야 했다. 배정물량, 배송시점, 제품종류 등 병원들의 불만과 항의가 쏟아졌다.
실제 병원협회 14층 마스크 대책반에 설치된 7대의 전화가 하루종일 불통이기 일쑤였고, 다른 부서를 통해 전달되는 쪽지만 하루 수 백개에 달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공적마스크 5차 공급이 마무리 됐고, 6차 신청 접수가 진행되면서 일선 병원들의 마스크 수급 현황은 확연히 개선된 모습이다.
병원들의 마스크 수급 우려를 감안해 1일 공급량을 66만개에서 100만개 가까이 늘렸고, 일반 국민 대상 공적마스크 판매도 병행되면서 차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병협은 여전히 병원들의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물론 결은 많이 다르다. 공급시기와 물량이 주를 이루던 초기와 달리 마스크 기능과 색상에 대한 불만이 대부분이다.
일선 병원들이 색상과 디자인, 기능 등을 이유로 반품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면서 곤혹을 치러내는 중이다.
병원들의 반품 요청이 늘어나면서 병협은 아예 반품 불가사유를 안내하고 있다. 공적마스크 취지와 동떨어진 반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수령일로부터 7일이 지난 경우 △박스를 개봉한 경우 △마스크 기능, 포장단위, 디자인 등을 이유로 요청하는 경우 반품을 거절하기로 했다.
병협은 정부로부터 공적마스크 판매처로 지정받아 수수료도 받지 않은 상태로 지난 한 달 동안 불철주야 병원들의 마스크 공급에 애를 썼다.
그럼에도 일부 병원들이 마스크 생산, 유통업체에 불만을 제기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 병협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병협 관계자는 “병원들의 마스크 수급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수급 상황이 호전되면서 예기치 못한 민원과 반품 요청에 허탈함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병원을 대상으로 한 수익사업이 아니며 공급되고 있는 조달청과 생산업체를 통해 마스크가 공급되고 있는 만큼 디자인과 색상 등에 의한 반품은 삼가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