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염증성 장질환을 비롯해 건선, 강직성 척추염 등의 환자들은 치료제로 면역억제제를 복용한다.
면역억제제는 말 그대로 면역체계 활성을 줄이거나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그렇다 보니 면역억제제가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을 높이거나 감염시 치명률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면역억제제 복용자는 65세 이상 고령자, 흡연자, 당뇨병이나 심부전, 만성호흡기질환, 암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 투석환자 등과 함께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포털의 한 강직성척추염 환우 카페에는 이처럼 면역억제제 복용에 대해 우려하는 환자들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면역억제제 주사제 투여를 잠시 중단해도 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토로하는 환자의 글에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주기가 지난지 한참인데 맞지 않고 있다” “잠시 약을 끊는게 낫다고 본다. 약 잠시 끊는다고 크게 문제가 되겠나”라는 환자들의 답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면역억제제 사용이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우려될 수는 있지만 치료를 중단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미국소화기학회(AGA)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 진료지침을 공개했다.
미국소화기학회는 “현재까지 보고된 바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기존의 치료를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학회는 그러나 “코로나19에 확진된 환자들의 경우에는 티오푸린, 메토트렉세이트 등의 면역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 등의 사용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증상이 사라지거나 그리고 가능하다면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후 치료를 재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하지만 환자들은 이 같은 치료제 복용을 중단하기 전에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길 대한소화기학회 대외협력이사(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역시 “면역억제제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한소화기학회 역시 미국소화기학회 입장을 반영하면서도 한국 실정에 맞는 지침을 제시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