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1차 치료 시 맞춤형 제균치료가 효과는 좋으면서 부작용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대 길병원은 소화기내과 정준원[사진], 최윤이, 김경오, 박동균 교수팀이 국내 헬리코박터 감염자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맞춤형 제균군(50명)과 비스무트 기반 4제 요법군(100명)의 1차 치료효과와 부작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고 최근 발표했다.
강한 산성인 위 속에서도 살아남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지정한 발암인자이다. 소화기궤양과 위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구는 2016년~2018년까지 병원에 등록된 18세 이상의 헬리코박터 감염자 총 150명의 1차 치료법으로 A군은 맞춤형 제균(50명), B군은 비스무트 기반 4제요법(100명)이 적용됐다.
A군은 헬리코박터균 제균용 유전자 증폭기술을 이용해 ‘23S 리보솜 RNA 돌연변이’ 존재 유무에 따른 맞춤형 요법이, B군은 항생제인 클라리트로마이신-저항균에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비스무트 기반 4제요법이 치료방법으로 쓰였다.
연구 결과 A군과 B군의 제균률은 96.0%와 95.7%로 차이가 없었지만 전반적인 부작용 발생률은 A군이 12.0%로 B군의 43%에 비해서 월등히 낮았다. 양 군의 대표적 부작용으로는 구역감, 구토, 설사 등이 있었다.
즉, 맞춤형 제균요법은 비스무트 기반 4제요법에 비해서 치료 합병증은 적고 유사한 치료 효과를 보인 것이다.
그동안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증폭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1차 치료법 중 하나의 대안인 비스무트 기반 4제요법과 비교한 연구가 없었다.
특히 국내에서도 클라리트로마이신 내성률이 15%를 초과하며 메트로니다졸 내성률도 30% 이상으로 보고돼 경험적 3제요법 제균율은 70%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2013년 국내 헬리코박터 치료지침에서 클라리트로마이신 내성이 의심되는 경우 비스무트 기반 4제요법이 권고사항으로 개정됐다.
정준원 교수는 “헬리코박터 제균의 주된 실패 요인으로 항생제 오남용에 따른 주요 항균제 내성이 증가됐다는 점”이라며 “배경에는 항균제 오남용과 치료 부작용의 발생,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 저하 등이 있고, 새로운 항균제 개발 전까지는 항균제 감수성에 따른 맞춤형 제균 치료전략이 제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소화기 저널인 <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 12월호에 ‘Tailored eradication vs empirical bismuth-containing quadruple therapy for first-line Helicobacter pylori eradication: A comparative, open trial’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