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제21대 국회 개원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의료계의 각종 현안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사인력 증원에 대해 반대하고 의사면허 자율규제를 주장하고 있는데, 전자의 경우 여당의 총선공약과 배치되고 후자 또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거리가 멀어 요원해 보인다.
특히 의협 내부에서는 최대집 회장이 야당과 밀착하면서 여당과의 ‘협상력’을 상실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의협은 지난 22일 이슈브리핑을 통해 의사 수 부족에 대해 ‘정치적 주장’이라고 일축했고, 면허 자율규제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의사법 제정 등을 제안했다.
우선 의사 수 부족 문제는 더불어민주당 총선공약과 완전히 배치된 주장이다.
앞서 민주당은 총선공약집을 통해 공공의대 설립을 통해 필수·공공·지역 의료인력 확보 등을 공언했다. 제20대 국회에서도 공공의대 설립법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에 대해 의협은 “무조건적인 의대신설이나 증원은 단편적이고 임기응변적인 의사인력 수급조절 정책에 불과하다”며 “입학정원·의사국시 합격률·정공별 인력수급·지역 및 전문과목별 인력수급 등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 개입이 있어야 하고, 이를 관리할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의료인 성범죄와 관련해 의사면허를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면허 자율규제를 역설했다. 단기적으로 현행 의료법 체계 내에서 의사 면허 발급·현황 신고·징계 등의 업무를 의협에 위탁하고, 이에 대한 권한을 부여해달라는 것이다.
나아가 독자적인 의사법 제정 여부, 면허관리 전문가 양성 등을 고려해 면허기구 설립을 위한 장기 계획 수립 의지도 나타냈다.
문제는 의협 내부에서조차 총선을 전후로 한 ‘야당밀착’이 협상력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특히 민주당의 기록적인 압승 다음날 최대집 회장은 ‘전국의사총파업’을 거론하기도 했다.
좌훈정 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은 기고문을 통해 “총선 다음날 오전 최 회장은 페이스북에 정부와 여당이 의협이 반대해왔던 정책을 힘으로 강행한다면 ‘전국의사총파업’을 맞서겠다고 했다”며 “이미 정치적인 언행으로 주목 받았던 의협과 최 회장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건의료정책 이견으로 다투는 것과 그 외의 정치적인 이슈로 논란이 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이번 총선 중에는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유세 현장을 방문해서 구설수에 올랐는데, 의료계와 관련된 정책과 행정은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등 돌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인사도 “거대 여당이 탄생하면서 그동안 어렵게 막았던 의료정책, 의사들에게 불리한 법안 등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이런데도 의협은 민주당과 척을 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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