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집단감염 우려가 있는 콜센터에서 공기청정기 설치 위치에 따라 바이러스를 공기 중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함승헌 교수는 공기청정기 설치 위치에 따라 노동자의 비말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오히려 바이러스를 확산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공기청정기는 하단부에서 오염물을 흡입하고 이를 정화시킨 후 위쪽으로 강하게 발산하기 때문에 노동자의 앉은키에 맞춰 설치해야 정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사진참조]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3월부터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중소규모의 콜센터업체에 칸막이 설치비, 공기청정기, 손세정제, 마스크 구매 등을 할 수 있도록 2000만원까지 긴급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상세한 가이드라인 없이 비용만 지원되기 때문에 공기청정기를 책상 위가 아닌 바닥에 설치할 경우 기류를 타고 전체 공간으로 비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함승헌 교수는 “대부분의 공기청정기가 바닥에 놓여 있다는 점을 보면 공기청정기를 설치함으로써 얻는 것은 코로나19에 대해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이때 감염자가 있다면 집단감염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연히 확진자라면 근무하지 않는 게 원칙이겠지만 자신이 무증상 감염자인지 알지 못한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
따라서 공기청정기는 콜센터의 코로나19 예방에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함승원 교수는 “칸막이를 높여서 노동자에게서 발생한 1차 비말을 다른 노동자로 옮기는 것을 예방하고자 한 방법은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다만, 필터의 효과성과 효율성의 문제, 공기청정기의 기밀성, 살균기능 제품의 효과성, 난방기나 공기조화설비를 통한 감염 등 다양한 문제가 있어 향후 연구가 필요한 부분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세계적 저널인 'Epidemiology and Health'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