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Human Challenge Trial(이하 HCT)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이달 내 발표될 예정이다.
SCMP에 따르면 WHO의 Magaret Harris 대변인은 "몇 주내로 HCT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HCT는 참가자들을 고의적으로 병에 감염시킨 후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이다. 기존 임상시험에 비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윤리적인 문제로 인한 논란이 있어왔다.
과거 인플루엔자, 말라리아, 뎅기열, 콜레라 등의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HCT가 실제로 활용된 적이 있다.
하지만 WHO는 HCT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피력해왔었다. 2016년에는 HCT는 특정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다른 효과적 대안이 없을 경우에 한해서만 고려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해 WHO와 국제의학기구협회(CIOMS)가 발표한 ‘인체 대상 연구윤리 가이드라인’에서는 에볼라나 탄저균등 치명적일 수 있는 질병들의 경우는 HCT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이처럼 HCT에 대해 조심스러웠던 WHO가 전향적 입장을 보인 데에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가 전례없는 수준인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HCT의 필요성이 제기됐던 2016년 지카 바이러스 창궐 당시에는 바이러스 확산이 일부 지역에 국한됐었다. 이에 HCT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보다 그에 따른 윤리적 논란과 피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25만명을 넘어섰고 향후 제2차, 3차 유행이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에서 백신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울러 사태 장기화로 각국이 심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는 것 역시 백신 개발 속도전에 불이 붙고 있는 이유다.
이에 일부 학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위험성이 비교적 낮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HCT를 실시해야한다는 주장을 제기했고 미국 하원의원 35명은 최근 HCT 실시를 지지하는 서한을 FDA에 보내며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탰다.
FDA도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한 옵션을 고려 중”이라고 HCT 시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피력했다.
한편, 해당 임상시험에 참가할 지원자를 모집하는 한 웹사이트에는 현재 1만3000여 명이 지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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