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로 방역 대책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전화상담 고착화와 원격진료 제도화가 일차의료체계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6일 성명을 통해 "전화상담 고착화와 원격진료 제도화가 일차의료체계 붕괴를 부추겨 코로나19 2차 유행 극복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먼저 의료의 근본 원칙은 대면진료라며 이를 통해 제대로 된 진단 가능성을 높이고 오진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화상담은 문진 이외에 다른 진찰방법을 동원할 수 없어 오진 위험성이 매우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2월24일부터 4월19일까지 전화 상담과 처방을 통해 13만건 정도의 원격진료가 이뤄졌지만 별다른 오진 사례가 없었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오진 사례를 조사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며 “자세히 조사하면 분명 오진 사례가 꽤 많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제시한 근거자료는 일정 기간 전화상담을 시행한 총 의료기관 및 시행 건수 밖에 없다”며 “결국 전화상담 및 처방 효과와 안전성은 전혀 입증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화상담 및 원격진료는 일차의료기관 도산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것이 바른의료연구소 주장이다.
이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환자 수가 대폭 감소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거나 적자를 감수하고 있는 일차의료기관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전화상담이나 원격진료가 활성화되면 총 진료환자 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담인력을 둬 전화상담이나 원격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에 환자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나머지 의원들은 폐업으로 내몰릴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향후 2차 유행시, 완충작용을 할 의원들이 얼마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연구소는 전화상담 고착화, 호흡기전담클리닉 등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의료이용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하기 직전에 의‧병‧정 간담회가 있었던 사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자리에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과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이 참석했다.
이에 연구소는 "회원들은 의협회장이 원격진료 도입의 발판이 될 전화상담 고착화를 수용한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며 “의협회장은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즉각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