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연세의료원장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지난해 바뀐 ‘임기’가 의료원 내 소위 ‘세대교체’를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연세대학교 법인이사회는 지난해 연세의료원장 임기를 기존 ‘2+2년’에서 ‘4년’으로 바꿨는데, 이 때문에 선거에 출마하지 못 한 소위 ‘올드 보이’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현재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후보자 4인 중에서도 ‘더 젊은’ 원장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일 복수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바뀐 연세의료원장 임기로 인해 도전을 접어야 했던 올드 보이가 다수 있었다.
연세대학교 규정집 제43조는 ‘의료원장(원주연세의료원장) 등을 포함한 보직의 임기를 4년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단, 의료원장 등 보직임기 개시 2년 후 필요 시 총장이 이사회 동의를 얻어 교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개정 2019년 10월 24일).
연세의료원장 선거에 정통한 A교수는 “임기가 2+2년 시절에는 자의 혹은 타의로 거론됐던 후보가 있었는데, 4년으로 바뀌다보니 나이 제한에 걸렸다”며 “내부에서는 법인이사회가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것 아닌가라는 해석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50대 초중반 의료원장이 나온다는 걸 예전 같았으면 상상이나 했겠는가”라며 “연세의료원이 ‘영(young)’으로 갈 것이냐, ‘올드(old)’로 갈 것이냐의 갈림길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B교수도 “그동안 후보로 거론됐던 J교수, H교수, Y교수 등이 전부 나이 제한에 걸렸다”며 “그래서 이번에 나오는 후보들의 연령대가 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연세의료원 내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고, 차기 의료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교수 3명은 나이 제한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신임 연세의료원장 임기가 오는 9월에 시작되는데, 만 61세 6개월인 교수는 임기 자체를 마칠 수 없다. 연세대학교 교원 정년은 만 65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나군호 융복합의료기술센터 소장(67년생, 53세), 남궁기 사무처장(60년생, 60세), 윤동섭 강남세브란스병원장(61년생, 59세), 이진우 세브란스병원 진료부원장(64년생, 56세) 등은 모두 60세 이하다.
의대 일부에서는 “신임 원장, 더 젊어야” 제기
이러면서 내부에서는 더 젊은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온다. 최근 서울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은 교수들이 선임되거나 연임됐는데, 이런 기조가 분명히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빅5 병원 수장 생년은 김연수 서울대병원장(1963년생), 김용식 서울성모병원장(1956년생), 권오정 삼성서울병원장(1957년생), 이상도 서울아산병원장(1958년생) 등이다.
이중 권오정 병원장은 지난 2015년부터 직을 이어오고 있고, 지난해 초·중반에는 이상도·김용식 병원장 등의 연임이 각각 결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6월에는 김연수 병원장이 선임됐고, 올해 1월에는 빅5병원은 아니지만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들은 수술실 CCTV 설치·의대정원·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같은 의료계 민감 현안에 대해 소신 발언을 이어가는 등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는 평가다.
C교수는 “내부적으로는 영(young)한 세브란스로 가야 한다는 교수도 적잖은데, 그렇게 가도 되느냐는 고민도 많다”며 “세브란스의 경우 가장 오래된 병원이지만 젊어지려는 기조가 있는 것은 맞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