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유한양행의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레이저티닙이 항종양 효과 및 뇌전이 환자 치료 등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주목받고 있다.
유한향행은 14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인 ASCO(미국임상암학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레이저티닙의 임상1/2상 시험 초록을 다수 공개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논문 중 뇌전이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 결과가 눈에 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들 중 24%는 첫 진단에서 뇌전이가 발견되며 폐암 치료가 병행되더라도 병기가 길어질수록 뇌전이 비율은 약 50%까지 증가해서 환자들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레이저티닙 20~320mg 용량을 투여한 T790M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뇌전이가 발견된 64명에 대한 하위 분석 결과, 유의미한 내용이 도출됐다.
두개강 내 종양 크기가 최소값 대비 20% 미만으로 증가해 악화되지 않고 안정되거나 3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인 두개강 내 질병조절률(IDCR)은 독립적 영상 판독에서 90.6%였고 두개강 내 PFS는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중 측정 가능한 뇌병변이 있는 22명에서는 IDCR 90.9%, 두개강내 ORR(IORR)은 54.5%를 나타냈다. 이로서 레이저티닙은 뇌전이를 동반한 폐암 환자에서도 두개강 내 종양 치료효과에 대한 우수한 중간 데이터를 확보했다.
두 번째 초록은 표적항암제 복용시 약물 효과가 무력화되는 돌연변이인 T790M이 발생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1/2상 결과다.
T790M 돌연변이 양성 환자 76명에게 2차 치료제로 레이저티닙 240mg, 1일 1회 요법을 시행한 결과,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을 나타내는 객관적 반응률(ORR)이 독립적 판독에서 57.6%, 연구자 판독에서 72.4%로 나타났다. 환자 2명에게서는 완전 반응에 도달한 결과도 확인됐다.
투여 이후 질병이 악화되지 않거나 사망하지 않는 기간을 의미하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앙값은 독립적 판독에서 11개월, 연구자 판독에서 13.2개월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금까지 보고된 이상반응이 대부분 경증으로 평가돼 수용 가능한 안전성도 확인했다.
세 번째 초록은 레이저티닙의 저항성 기전에 대한 임상유전학 분석결과다.
암세포들은 표적항암치료제에 대해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를 유발함으로써 저항성을 획득하게 된다. 따라서 어떤 양상으로 암세포가 치료제에 대해 저항성 기전을 갖게 되는 지를 분석하는 것은 향후 개인별 맞춤형 치료방법 결정에 중요한 정보가 된다.
이번 발표에서는 레이저티닙 투여 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 47명을 대상으로 어떤 저항성 돌연변이를 갖게 됐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장 빈번히 발생한 저항성 돌연변이는 기존에 있던 T790M 돌연변이를 잃어버리거나, PIK3CA 돌연변이를 갖게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저항성 기전은 시판 중인 3세대 EGFR 표적치료제에서 나타난 기전과 유사한 것이다.
유한양행은 올해로 임상 개발 4년차에 들어선 레이저티닙과 관련, ASCO 학회를 통해 폐암 치료 효과 및 뇌전이 치료 효과, 저항성에 대한 유전학적 분석 결과 등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개발 성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레이저티닙은 폐암 1차 치료제에 대한 다국가 임상3상 시험을 진행 중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근거 중심의 국산 신약 개발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