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잇따라 선 굵은 행보를 보이며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
일각에서는 대권을 염두한 ‘코로나 정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각 현안별 실현 가능성을 놓고 관계당국과 이해 당사자들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먼저 박원순 시장은 지난 달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의 서울시 중구 방산동 일대 미군 부지로의 이전을 제안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2003년부터 이전을 추진해왔고 2014년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내 부지로 옮기는 방안이 발표됐으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였다.
이에 박 시장은 국립중앙의료원을 미군 공병단 부지로 이전함과 동시에 부설 국립중앙감염병전문병원과 국립외상센터를 건립할 것을 보건복지부와 국방부에 제안했다.
그는 “지난 17년 동안 표류해 온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문제의 종지부를 찍는 해법이자 수도권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국가 감염병 대응기능을 강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정부가 미군 부지로의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을 결정한다면 서울시는 국립중앙의료원 부지 매각과 공병단 부지에 최대한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해 당사자인 국립중앙의료원도 박원순 시장의 제안을 반겼다.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은 “박원순 시장의 제안은 공공의료가 해야 할 가치를 살리는 역사적 선언이며 아울러 진정한 도시재생의 일환”이라고 평했다.
박원순 시장은 또 다른 의료계 화두인 ‘공공의대 설립’ 문제도 거론했다. 서울시 차원의 공공 의과대학 설립 재추진을 선언하며 코로나 정치 행보를 이어갔다.
박 시장의 공공의대 설립 재도전은 코로나19 사태로 공공의료 중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감염병 예방과 대응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서남의대 인수를 통한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이번에는 보다 탄탄한 전략을 통해 숙원을 풀겠다는 각오다.
실제 서울시는 지난 2018년 1000억원을 투자해 서남의대를 인수, 서울시립대 의과대학으로 전환시키고, 여기서 배출된 인력을 서울시 산하 12개 시립병원에 공급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부 및 서남대 이사진 등과 논의에서 접점이 나오지 않아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그는 “서남병원 인수 단계에서도 협의를 많이 했고 최근 국무회의에서도 공공의대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며 “앞으로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의 코로나 정치 행보는 감염병 초기부터 이어졌다.
지난 2월 속출하는 확진자를 치료할 입원병상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던 대구‧경북 지역 환자 수용 문제가 불거지자 거침없이 ‘수용’ 의사를 밝히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당내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난색’을 표한 것과 상반된 행보여서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또한 최근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에서도 ‘익명검사’를 도입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검사 대상자들이 신상공개 두려움으로 검사를 기피하고 있다는 점을 정확히 짚어낸 해결책이었다.
‘익명검사’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보건당국도 그 필요성에 공감해 전국으로의 확대 실시를 결정했다. 때문에 ‘박원순표 검사법’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은 익명검사 시스템 도입과 함께 이태원 클럽 주변 기지국 접속자 명단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인 방역을 펼쳐 'K방역'을 일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여론 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최근 내놓은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1%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3%)는 물론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2%)에도 뒤졌다.
당내 경쟁자로 지목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1%로, 이낙연 前 국무총리 28%에 이은 2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