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수가협상은 어느 특정한 상황을 고려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수가협상) 1차 협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 간 의견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지난 22일 대한병원협회를 끝으로 1차 수가협상이 종료된 가운데 의약단체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국가적 재난상황’의 영향을 고려하라는 입장을 펼쳤고 공단은 데이터 기반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방어로 맞섰다.
1차 협상 전 병협 송재찬 수가협상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협상이 됐으면 좋겠다”며 “병원이 환자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계약을 바란다”고 밝혔다.
공단 강청희 이사는 “병원계의 저력과 선제적 대응이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 협조해주신 병원계에 감사드린다”며 “수가협상이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가협상은 어느 특정한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계속되는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국민의 어려움과 부담을 고려한 결정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정한 상황이란 물론 코로나19 사태를 일컫는 것이다. 실제 협상 과정에서도 공단은 비슷한 논조를 펼친 것으로 보인다.
협상 후 브리핑에서 송재찬 단장은 “지난해 병원급에서 진료비 증가율이 상당부분 있었으나 보장성 강화에 따른 손실로 실제 지급된 것은 많지 않다”며 “진료인력 및 진료보조인력 또한 의료 질을 높이는 영역이므로 비용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가협상은 어떻게 보면 과거의 실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와 같은 사태는 과거를 근거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라며 “공단에서는 이런 점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씀하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약사회 1차 협상에서도 공단은 ‘올해 수가는 지난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정한다’는 취지의 답을 한 바 있다.
의약단체가 한목소리로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단도 지난해와 다름없는 방식의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예고를 하며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대로 다음주에 시작되는 2차 재정소위 및 수가협상에서도 양측이 같은 논리를 펼치게 된다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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