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거 원하지 않는다. 병·의원 폐업만 막아 달라'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무리하게 뭔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병·의원들 폐업만은 면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그래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2차, 3차 유행에서도 코로나19에 대응해 지역민들을 지켜낼 수 있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대책본부장[사진]의 목소리에서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지난 2월 대구 지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대구·경북 지역 병·의원은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 병·의원은 확진자 발생에 따른 재정적 타격에 대한 걱정보다 의사로서 지역민들을 돌봐야 한다는 사명감이 더 컸다.
그 과정에서 경북 경산시에서 내과를 운영하던 故허영구 원장이 호흡기 환자를 진료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유명을 달리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이처럼 지역 의료기관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걸고 3개월가량 코로나19와 싸워왔다. 하지만 그 대가로 지금은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에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선지급 등의 조치가 있었지만 코로나19 종식이 요원한 가운데 여전히 의료기관들은 상환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민복기 본부장은 “절박한 상황을 국민들과 정부에 알리기 위해 대구시 북구의사회 노성균 회장은 얼마 전 대구시청 앞에서 삭발까지 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최근 대구시의사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아과는 매출이 무려 65%, 개원가 전반적으로는 45% 감소했다.
"제2차, 3차 유행 대응 위해서는 위기 처한 병·의원들 살려야"
"저리 융자와 건강보험 요양급여비 선지급 상환기간 연장 절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구시의사회는 지역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대구에서는 최근 개학 이후 대구상업마이스터고에서 학생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도 확인되면서 재차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 본부장은 “대구시, 교육청 등과 정례회의는 물론 확진자 발생 등의 상황이 생길 때도 관련해 긴급회의를 갖고 있다”며 “개학에 앞서서는 기숙사를 운영하는 22개의 지역 학교장들과 영상회의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가을, 겨울에 더 큰 유행이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민 본부장은 "2차 유행에 대비해 폐업 위기에 몰린 병의원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복기 본부장은 “의사회에 폐업 문의를 해오는 병의원들이 있는데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가 위기에 처한 의료기관들이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선지급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 상환에 좀 더 여유를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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