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대한병원협회를 시작으로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수가협상) 2차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이 제시한 추가소요재정(밴딩) 폭은 의료계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열린 병협 수가협상 후 송재찬 단장
[사진左]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차 밴딩의 대략적인 수치가 제시됐다. 우리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송 단장은 “병원 수익이 줄어든 동시에 인건비까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돼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해나가는 힘을 줄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관점의 반영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위원회 측에서 의료계 어려움을 고려했다는 점은 인정하고 감사를 표하지만 ‘인정의 정도’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단이 제시한 밴딩 폭이 기대 만큼의 수치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대한한의사협회 이진호 수가협상단장도 “이번 협상 느낌으로는 공급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그 어느때보다 가입자와 공급자의 기대치에 차이가 크다”라고 밝혔다.
이진호 단장은 “지난해 기준 전체 유형 진료비가 5700원 증가한 데 반해 한의계는 1900원 늘었다. 반면 인력 증가분은 한의계가 가장 커 인건비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한의계가 타 유형에 비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운영위에서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하실 것처럼 말했지만 협상은 끝까지 가 봐야 아는 것 아니겠나.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단 재정운영위원회도 이런 점을 우려한 바 있다.
26일 재정소위 후 최병호 위원장은 “가입자 입장에서도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많고 수가가 이분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의료계가 (현 상황을) 버텨줘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안다. 다만 우리 기대와 의료계 기대치가 달라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내부에서는 나름대로 의료계가 만족할 만한 수치를 정했다고 하지만, 보험료 동결을 논의하는 등 가입자 또한 국민 정서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의 인상률을 정하려 하기 때문에 양측의 온도차가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오는 6월 1일 최종 협상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병협과 한의협은 공단 측과의 견해차를 재확인했을 뿐인 셈이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앞으로 남은 의약계 단체 2차 협상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거론될 가능성이 높아 협상은 또다시 원점으로 복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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