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대구 지역 감염병 전담병원들이 지난 2~3월 손실액을 1600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의료기관에 대한 정부 보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병원들의 실제 손해 규모를 고려한 현실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일 병원계에 따르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된 대구 지역 10개 병원은 최근 시에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손실액 내역을 전달했다.
신천지발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2월부터 3월까지 두 달 동안 발생한 손실을 자체적으로 추산했는데 총 손실액이 1653억원에 이른다.
데일리메디가 입수한 추산서에 의하면 병원별로 가장 많은 손실액은 225억원이다. 일반 진료를 보지 않고 감염병 전담병원을 운영하기 위한 비용으로만 한 달에 약 100억원이 소모된 것이다.
항목별로는 진료비 손실이 약 1022억원으로 가장 컸다. 금액은 입원·외래·응급·건강증진센터 수입 등 전년 동월 의료수익과 비교해 산출했다.
전담병원 전환 후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진 위험수당으로는 220억원 가량이 지급됐다. 의료진들이 사용하기 위한 보호구 등 장비와 비품, 진료재료 구입에는 55억원이 들었다.
확진자와 의심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필수적인 시설을 구비하는 데는 33억원이 들었다. 재개원을 위한 복구비용은 이보다 더 많은 103억원이 든 것으로 추산했다.
대구시 의료기관 손실보상위원회 관계자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각종 감염차단 설비가 필요하고 이를 설치하기 위한 원내 공사가 수반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 필수적인 음압기를 설치하기 위해 한쪽 벽면을 뚫고 기기를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공사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원내감염을 막기 위한 직원 및 격리환자·보호자 진단검사비용에는 43억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대구 지역 병원들의 이 같은 손실액이 얼마나 지원될지는 미지수다. 기존 정부가 책정한 손실보상금은 약 7000억원 규모인데 전국의 전담병원을 고려하면 빠듯한 정도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감염병 전담병원 손실보상금은 66개 병원에 총 1308억원이다. 병원당 약 1억 9천만원 정도의 지원을 받게 되는 것이다. 대구시에 손실 내역을 제출한 병원 중 가장 액수가 적은 곳의 손실액은 71여억원이다.
지난 4월 1020억원 규모의 1차 손실보상금 지급에선 보건당국 조치에 따라 병상을 학보하거나 폐쇄된 병원급 의료기관이 지급 대상이었다.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는 가능한 현실적인 규모의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시 관계자는 "잘 알려졌듯이 코로나 사태 이후 대구 지역 병원들이 입은 타격은 정말 크다. 시 차원에서도 심각성을 느낄 정도여서 이번 손실보상액 파악에도 적극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져야만 감염병 확산 같은 비상사태에서 의료기관이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며 “당장 전문가들이 오는 하반기 2차 대유행을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기관들의 빠른 수복을 위해 정부가 긍적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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