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치매는 조기발견을 통한 초기치료의 중요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혈액검사로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증명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가장 확실한 알츠하이머병 진단 바이오마커는 이상 단백질 성분인 아밀로이드-베타와 인산화타우, 총타우를 측정하는 것과 아밀로이드 양전자단층촬영(PET)이다. 하지만 이들 검사는 침습성과 고비용 등으로 임상에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와 연구팀(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상윤 교수, 가천대학교 바이오나노학과 안성수 교수, ㈜피플바이오)은 최근 ‘알츠하이머병의 바이오마커로서 혈장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 블라인드 검사 연구(Blood Amyloid-β Oligomerization as a Biomarker of Alzheimer’s Disease : A Blinded Validation Study)‘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52명과 정상인 52명의 혈액에서 알츠하이머 위험도를 진단하는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정도’를 검사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MDS-OAβ값은 1.43ng/ml, 정상인은 0.45ng/ml (p<0.001)로 정상인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정도(MDS-OAβ) 수치가 유의하게 높은 것이 확인됐다.
특히 증세가 경미한 초기단계인 임상치매척도 0.5에서 1일 때, 그 수치가 각각 1.46ng/ml, 1.53ng/ml을 기록해 정상인(0.45ng/ml)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예측하는 예민도는 100%, 특이도는 92%의 높은 결과 값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MDS-OAβ가 양성인 경우 아밀로이드 펫(amyloid PET) 검사에서도 높은 양성율을 보여 MDS-OAβ가 치매선별검사로서 가능성이 높아 치매환자 진료 시 임상적 판단에 적극적인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정도(MDS-OAβ)는 혈장에 합성 아밀로이드베타(synthetic Aβ)를 넣어준 후 혈장 내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정도를 측정해 알츠하이머병환자와 정상인을 구별할 수 있는 검사법이다.
MDS는 항원과 반응하는 포획항체와 검출항체의 항원결정기(epitope)를 겹치도록 구성해 단량체(monomer)에는 반응성을 나타내지 않고 특이적으로 올리고머(oligomer) 혹은 멀티머(multimer)만 검출한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정도(MDS-OAβ)는 알츠하이머병의 임상 진단을 위한 고감도와 특이성을 갖는 혈액기반 바이오마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추후 이를 기반으로 한 진단키트를 임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올해 안에 국내 상용화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화 정도를 국내외 다기관 시료를 이용한 예비적 연구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한 만큼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치매진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MDS-OAβ 기전을 고려할 때 향후에는 치매 진단 뿐 아니라 병의 경과를 반영하는 모니터링 바이오마커로서 가치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논문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SCI급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JAD)' 75권 2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