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원료 공정을 바꾸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생겨 발사르탄 사태가 터졌고, 메트포르민은 완제품 제조과정에서 발암 추정 물질이 발견됐다. 의약품 불순물 발생 원인이 워낙 다양해 제약업체들 스스로 문제를 발견,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김남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관리과장[사진]은 9일 식약처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의약품 품질관리에 대한 제약사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 2018년부터 의약품에서 발암추정물질인 NDMA가 검출되는 사건이 잇달아 터지자 식약처는 해당 품목을 보유한 제약사들에게 NDMA 검출 시험법을 제공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이와 함께 올해 연말까지 각 제약사들이 보유한 모든 제품에 대한 NDMA 검출 여부를 확인한 시험 검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지시해둔 상황이다.
"올 하반기경 해외제조소 대상 실사 재진행 검토"
김남수 과장은 "우리 업무 가운데 중요한 일은 품질이 확보된 의약품이 시중에 유통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환자들이 복용한 약에서 불순물이 나와 이로 인해 암이 유발될 수 있다는 부작용이 보고되 때문에 안전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제약사들에게 판매 중지 및 회수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제약사들이 약을 출시할 당시 NDMA란 물질 자체를 몰랐으며 과학기술 발달로 발암추정물질 함유 여부를 알게 됐지만, 어느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건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며 "메트포르민 제제 당뇨약의 경우 동일한 제조소에서 생산돼도 로트에 따라 NDMA 검출 여부가 달랐고, 제약사마다 발생원인이 다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이에 따라 제약업체들에게 어느 정도 수준의 데이터를 제출받아야 할지, 어느 정도가 적정 수준으로 품질관리가 이뤄졌다고 판단할지 등에 대한 기준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이라며 "마치 대조약이 없는 신약 허가를 내주는 것처럼 의약품 안전성 관리에 대한 틀을 만들어 가는 단계이기에 업체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자율적으로 품질관리가 가능한지 입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식약처 내부적으도 의약품 품질강화를 위한 여러 조치를 마련했다. 원료의약품 허가 및 공정 변경 시 불순물 자료 제출과 사전 검증을 의무화하고, 해외제조소 사전등록제를 도입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제조소에 대한 현지 실태조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품질이 확보된 의약품이 국내 유통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제조소 현지 실사가 잠시 중단된 상태다.
김남수 과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팬데믹화되면서 해외제조소 현지실사가 중단된 상황"이라며 "그러나 상황이 개선된다면 올 하반기에 해외제조소 실태조사를 나가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과장은 "해외 제조소는 3200개 정도 있는데, 우리는 1년에 50곳 정도 밖에 못 간다"며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이마저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신 국내 제조소를 대상으로 한 GMP 실사는 타임라인에 맞춰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