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질병관리본부를 '청'이 아닌 '처'로 개편하는 법안이 발의돼 관심을 모은다.
질병관리청은 복지부의 외청이고, 질병관리처는 국무총리실 산하로 들어간다는 차이가 있다. 질병관리처가 될 경우 복지부의 입김에서 더욱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10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질본을 질병예방관리처로 승격시켜 감염병 등 질병의 예방 및 관리에 있어 통합 컨트롤타워 역할하고, 질병예방관리처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독립적 정책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했다.
세부적으로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처럼 감염병·역학·보건 등 전문인력을 갖추고, 독립적인 예산 운영을 통해 감염병 등 질병예방관리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토록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감염병 환자 또는 감염이 의심되는 자의 격리에 관한 연방정부의 모든 권한이 CDC의 장(長)에게 있는 것처럼, 질병예방관리처에도 연구를 비롯한 상당한 권한을 부여할 계획이다.
앞서 행안부의 정부조직법 입법 예고안은 질본의 연구기능을 떼 내 복지부로 이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질병관리청의 예산·인원 등이 질본 때보다 축소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대해 감염전문가와 여론, 정치권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의 보건역량 강화를 위해 2차관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담겼다. 기재부, 과기부, 외교부, 국토부 등처럼 2차관을 둬 보건·의료 분야와 사회·복지 분야 전문성을 강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기동민 의원은 “범정부 차원의 방역체계 개편안 등이 나왔으나 질본의 승격 등 독립성·전문성 확보방안은 완성되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질본이 방역체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데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질본은 감염병의 예방·관리·연구·집행에 대한 실질적 권한이 없고, 이를 뒷받침할 예산·인사·조직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실상 감염병 발생 후 검역 및 방연에만 역할이 제한돼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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