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임차해 의료기관을 운영하던 중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더 이상 계약을 갱신하지 않아 건물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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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의료기관 운영을 위한 내부시설의 원상회복 여부 및 설치비용 회수 등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임대차계약 시 당사자가 계약 조항을 협의해 작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표준 임대차계약서 양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표준계약서에는 대부분 특약사항으로 ‘임차인은 임대인 승인 하에 개축 또는 변조할 수 있으나 계약 대상물을 명도 시에는 임차인이 일체 비용을 부담해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만약 이 같은 내용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면 임차인은 퇴거 시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인테리어 등 각종 시설을 철거해 임대인으로부터 목적물을 인도 받은 당시 모습으로 돌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차인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로는 필요비상환청구권, 유익비상환청구권 및 부속물매수청구권이 있다.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인은 계약 존속 중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임차인이 임차물의 보존에 관한 필요비를 지출한 때에는 임대인에 대해 그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를 ‘필요비상환청구권’이라 한다.
유익비는 임차인이 임차물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 투입한 비용을 의미하는데 임차인이 유익비를 지출한 경우 임대인은 임대차 종료 시 그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때에 한해 임차인이 지출한 금액이나 그 증가액을 상환해야 한다.
그런데 법원은 원상회복 내용을 담은 특약을 임차인이 유익비상환청구권을 미리 포기하기로 한 취지의 특약으로 판단하고 있어 그러한 내용의 특약이 존재하는 경우 임차인의 유익비상환청구권 행사는 어려워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건물 임차인이 그 사용의 편익을 위해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이에 부속한 물건이 있는 경우 임차인은 임대차 종료 시 임대인에게 그 부속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이러한 부속물매수청구권을 규정한 민법 제646조는 강행규정으로 이에 위반되는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무효이기 때문에, 부속물매수청구권은 원상회복의무를 규정한 특약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행사할 수 있다.
이 처럼 임차인이 목적물에 지출한 비용을 회수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지만, 실무상 명확한 구별 기준이 확립돼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안별로 논란이 생길 수 있고, 실제로 법원의 판단도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차이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임차인이 행사 가능한 권리를 알고, 이점을 고려해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시행한다면 적어도 예상치 못한 손해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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