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보험 약관에 대한 보험사 설명이 미흡했다면 소액암에서 전이된 이차성암일지라도 일반암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신종원)는 보험사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에 따라 보험약관의 중요사항인 보상범위를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고지하지 않았다면 소액암에서 전이된 이차성암에는 소액암이 아닌 일반암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소액암은 보험약관에서 일반적으로 갑상선암 또는 기타 피부암 등으로 명시되며 일반암 보험금의 20∼30% 금액이 지급된다.
60대 A씨는 지난 2016년 1월과 9월에 각각 L손해보험사의 통신판매 보험 상품 2건에 가입했다.
이후 2018년 5월 B병원에서 갑상선암과 갑상선 전이암을 진단받고 암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회사는 해당 보험약관에 따라 최초로 발생한 갑상선암이 소액암이므로 소액암 보험금만 지급하겠다면서 갑상선 전이암에 대한 일반암 보험금의 지급을 거부했다.
L손해보험회사는 “전이암(이차성암)에 대해 최초로 발생한 암인 갑상선암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은 해당 약관에 따른 것이다”며 “이는 보험사들이 적용하는 공통되고 일반적인 유의사항으로서 가입당시 A씨가 이에 동의하였으므로 일반암 보험금 지급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최초로 발생한 암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약관내용은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함에도 보험사가 명시·설명의무를 소홀히 했으며 약관 내용이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별도 설명이 없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약관법 제3조 제3항, 제4항에 따라 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해서 계약을 체결한 경우 해당 약관조항을 보험금 지급 근거로 삼을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소비자에게 일반암 보험금 374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앞서 A씨와 통신판매로 보험 계약을 체결한 다른 보험회사 2곳은 보험금 감액에 관한 약관 설명의 미흡을 인정해 A씨에게 일반암 보험금을 지급한 바 있다.
이번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은 보험사가 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는데도 부당하게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앞으로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정 결정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소비자 이슈 및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고 건전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