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경영난으로 한산했던 제일병원에 활기가 돌고 있다. 그 근원지는 제일병원 외래센터 3층에 위치한 비만대사수술센터다.
작년 9월 오픈한 비만대사수술센터는 비만대사수술 분야 대가로 알려진 강남차병원 한상문 외과 교수가 센터장으로 영입되면서 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다수 병원이 한산한 상태지만 한상문 센터장[사진 左]의 수술 스케줄은 이미 2개월이나 밀려 있다.
작년 9월말 진료를 시작한 뒤 약 200건의 수술을 집도하며 충무로를 '비만대사수술의 메카'로 변모시키고 있다.
강남차병원 재직 당시 스타교수로 인기가 높았던 한 센터장이 제일병원으로 둥지를 옮긴 이유는 하나다. 바로 '환자 중심' 진료 체계 구축이다. 기존 병원은 이미 틀이 정해져 있어 새로운 도전을 하기 어려웠다.
환자 중심 진료체계는 '원스톱 서비스'로 구체화된다. 비만환자들이 비만수술센터를 찾게 되면 진료부터 검사, 까지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도록 이동 동선이나 진료 일정이 짜여져 있다.
모든 진료과가 같은 공간에 있고, 심장이나 간 초음파 검사실, 내시경실 등 검사실도 동일한 층에 위치해 환자가 길을 헤매거나 층간을 오르내릴 일이 없다.
한상문 센터장은 "환자 입장에서 보면 병원에 왔을 때 한 번에 문제 진단부터 해결까지 할 수 있다면 시간이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며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환자도 있지만 지방에서 올라오는 환자가 많아 이런 서비스가 더 없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환자가 내원하면 당뇨와 심장질환과 관련한 검사를 받고 체중 감량은 얼마나 해야 하는지, 필요에 따라 수면무호흡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을 해당 과 전문의로부터 상세하게 상담받을 수 있다.
검사와 진료는 물론 코디네이터와 영양사의 건강관리 및 영양상담까지 이뤄져 환자가 종합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가정의학과·심장내과 등 협업 기반으로 다학제 진료팀 운영"
제일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는 환자 중심 진료를 위해 '다학제 진료팀'도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외과 전문의 2명, 가정의학과·심장내과·성형외과·영상의학과 전문의 각각 1명이 팀 플레이를 하고 있다.
한상문 센터장은 "비만 수술이 필요한 환자 대다수는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동반 질환을 앓고 있다"며 "당뇨환자 중에 비만인 경우가 많은데 과거에는 마른형 당뇨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비만형 당뇨가 많아져 수술 수요가 더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술 전에 환자 기저질환을 미리 파악하고, 체중감량, 영양 및 식단조절 등을 케어해주는 다학제 팀이 한몸처럼 움직여야 수술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며 "매일 회의를 통해 환자 사례를 공유하면서 각 과별 전문의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센터장의 진료실을 중심으로 수술 전 체중 및 건강상태를 점검할 가정의학과가 위치해 있다. 고도비만환자의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신경과가 배치돼 있고 처진 살 성형을 위한 성형외과 진료실도 1분 거리에 있다.
특히 작년부터 비만대사수술이 급여화되면서 환자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비급여 대상이었을 때 연 500건에 불과하던 수술 건수가 작년 2000건까지 증가했다.
한 센터장은 "수술 예약이 아무리 밀려도 1일 수술 5건 이하, 15분 외래진료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환자가 충분히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선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 편의를 최우선에 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한 세계 비만대사수술센터로 발돋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