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메드트로닉코리아가 대리점별로 판매처를 정해주고 그 이외의 곳에서는 영업하지 못하게 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는 메드트로닉코리아가 대리점들에게 지정된 판매처가 아닌 곳에서의 영업을 금지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7000만원을 부과했다.
메드트로닉코리아는 2018년 기준 322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의료기기 수입액 기준 1위 기업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메드트로닉은 2009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최소침습치료·심장 및 혈관·재건 치료 관련 63개 의료기기 제품을 병원에 공급하는 총 145개 대리점에 대해 판매할 병원·지역을 지정해 왔다.
또한 해당 대리점과의 계약체결시 지정된 병원·지역 외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경우 계약해지 또는 판매 후 서비스 거부 등을 가능케 하는 내용의 계약조항 등을 뒀다.
다만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 2017년 5월부터는 지정된 거래처 외 영업시 계약해지 규정 등을 두지는 않고 있다.
또한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최소침습치료 관련 24개 의료기기 제품을 병원에 공급하는 총 72개 대리점에 대해 거래병원·구매대행업체에 판매한 가격 정보를 제출하도록 요구해 왔다.
이에 따라 대리점들은 메드트로닉코리아가 운영하는 판매자정보시스템에 매월 가격 정보 등을 업로드해야 했다.
회사는 대리점들의 필수 제출사항으로 규정했고, 계약서상에 대리점들이 해당 정보를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한 정보의 정확도가 3개월 연속 85% 미만인 경우에는 서면통지로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규정을 뒀다.
또한 대리점이 판매정보를 요구하는 시점에 제출했는지 여부를 대리점 성과평가에 반영하는 규정을 두기도 했다. 이 역시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 뒤로는 판매가격 정보 제출을 ‘필수’에서 ‘선택’ 사항으로 바꿨다.
공정위는 회사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대리점들 간 경쟁을 제한하고 병원 등 의료기기 사용자가 저렴한 가격에 의료기기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는 폐해가 초려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메드트로닉은 판매처 지정 행위가 업계 관행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대리점 간 경쟁을 막은 행위에 해당되므로 타당성이 결여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판매처 지정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과징금 2억7000만원을 부과했다. 판매가격 정보 제출 강제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의료기기 시장의 유력한 사업자가 의료기기 유통 관행이라는 미명으로 대리점들의 판매처를 엄격히 제한하는 행위가 법위반에 해당됨을 분명히 한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의료기기 시장에서 1품목 1코드 관행을 빌미로 대리점의 판매처를 지정·제한하는 경쟁제한적 거래형태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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