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3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총파업 관련 설문조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전국광역시도회장단협의회(회장단협의회)에서 결정된 사안인데, 정부가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비대면 의료 등 의료계 최대 현안을 밀어붙이면서 최대집 집행부 선택지는 ‘총파업’ 외에 찾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대집 집행부의 ‘예고된 선택지’와는 별도로 총파업의 개최여부 및 실효성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최대집 집행부 주도로 이뤄지는 총파업에 대한 의료계 내 부정적인 여론 등 때문이다. 만약 총파업이 무위로 돌아갈 경우 회원들에게 제시할 수단도 마땅치 않기 때문에 최대집 집행부의 고민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회장단협의회에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총파업 개최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회장단협의회는 7월14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 간 총파업 실시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의 결과를 의협 대의원회에 부쳐 의결키로 했는데, 벌써부터 “총파업은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로 코로나19 2차 대유행, 총파업 실효성, 최대집 집행부에 대한 낮은 신뢰도 등이 꼽혔다.
A의사회 회장은 “이번 총파업은 개원의가 앞서서 참여하기도 힘들고,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시기적으로도 코로나19 사태가 1년 이상 갈 것으로 보이는데, 총파업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것이란 예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집 회장에 대한 부담도 많은 상황”이라며 “최대집 집행부가 총파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동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총파업 주체가 누가 되느냐는 문제도 나올 것이고, 이 과정에서 집행부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의사회 회장도 “4대 악으로 규정한 논의의 심각성을 떠나서라도 총파업은 여건상 어렵지 않을까 한다”며 “개원의들이 병원을 닫는 것도 부담될 뿐더러 개원의 참여만 이끌어내서는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반면 C의사회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진정세에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무리하게 의료계가 반대하는 정책들을 밀어 붙이고 있다”며 “당연히 총파업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의사회 회장도 “각 지역·직역 등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는 있지만, 지금은 총파업 의견을 모아야 할 때”라고 단언했다.
나아가 총파업 성사 여부가 최대집 의협 회장의 ‘레임덕’을 가속화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을 뿐더러 앞서 그가 수차례 강조한 총파업이 무위로 돌아갈 경우, 대정부 협상의 동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총파업이 무산될 경우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E의사회 회장은 “강력한 투쟁 이야기를 수차례 하고도 이제야 설문조사를 시행하는 등 말 뿐이었다”며 “최 회장은 이미 리더십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협 대변인은 “총파업은 의료정상화를 위한 수단 중 하나”라며 “집행부가 총파업만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고, 총파업이 아니더라도 가용할 수단은 있다. 회원들 여론을 최우선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