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가 사립대병원과 중소병원들 대상으로도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비정규직 노조 설립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병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이뤄지는 강공에 병원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5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5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조직화를 위한 특별 결의’를 채택했다. 그리고 첫 번째 조치로 지난 7월9일 대전을지대병원에서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민간병원에서 비정규직 노조가 설립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에 비정규직 노조가 결성된 은평성모병원을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이화의료원, 성빈센트병원 등에도 비정규직 노조가 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정규직 노조가 나서 비정규직 노조 결성을 지원했다는 측면에서 기존 병원들과는 차이가 있다.
실제로 대전을지대병원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조 설립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대전을지대병원 비정규직 노조 결성을 계기로 민간병원에서도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노조 조직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선언 이후 지금까지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전력투구해왔다. 아직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국립대병원들이 일부 있지만 노조는 민간병원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함께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노조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사립대병원뿐만 아니라 300~400병상 규모 중소병원들도 비정규직 노조 결성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병원의 소중한 인적자원”이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이뤄지면 노동자들 소속감과 노동생산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보건의료노조 움직임에 병원계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지방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한 병원장은 “경영자 입장에서 노조가 생긴다는 것은 달가울 수 없다”며 “물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도 보장해야겠지만 코로나19,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병원도 힘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 소재 병원 관계자 역시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 수가 인상폭도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기존 정규직 직원들도 제대로 챙겨주기 어려운 곳들이 많은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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