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헌혈자가 급감하며 백혈병 환자 가족들이 직접 혈액을 구하러 다녀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백혈병환우회(이하 환우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문을 발표하며 복지부와 관계기관의 신속한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한편 헌혈자들에게는 백혈병 환자들을 위한 혈소판 헌혈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백혈병 환자들은 진단을 받으면 무균실에 입원해 수차례 항암치료를 받은 후 조혈모세포이식을 받는다. 이러한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후 혈소판 수치는 급격히 떨어져 장기출혈로 이어지는데 이때 긴급히 혈소판 수혈을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여파로 헌혈이 급격이 줄어들며 백혈병 환자들이 수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에 따르면 전혈이나 혈장에 비해 혈소판 헌혈자가 특히 적어 혈소판 공급이 지연되고 있고, AB형 혈소판의 경우 1주일이 지나야 공급이 가능한 실정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이나 한마음혈액원에서 신청한 혈소판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각 병원에서는 환자가족에게 혈소판 헌혈자를 직접 구해서 지정헌혈 방법으로 병원에 공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정헌혈 방법으로 헌혈자를 구하지 못한 환자들의 경우 지정헌혈 방법으로 병원에 이미 공급돼 있는 다른 환자들의 혈소판을 임시변통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우회는 “혈소판 헌혈자를 환자가족이 직접 구하는 관행은 14년 전 ‘혈소판 사전예약제’를 통해 없어졌는데도 부활된 현재의 상황에 대해 심히 유감스다”며 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 혈액원·한마음 혈액원이 이에 대해 신속히 조치해줄 것을 촉구했다.
환우회는 우선 복지부가 각 병원 혈액원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혈소판 신청 및 공급 관련한 수급 현황부터 파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혈소판 수급 관련해서는 대한적십자사 혈액원과 각 병원 혈액원 간에 수급 예측 및 채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환우회는 또한 “대한적십자사 혈액원과 한마음혈액원은 각 병원 혈액원에서 신청한 혈소판 수량만큼 채혈할 수 있도록 헌혈자에게 혈소판 수급상황을 설명하거나 혈소판 헌혈을 하도록 권유하는 등 적극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헌혈자들이 혈소판 헌혈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백혈병 환자들이 혈소판 부족으로 생명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채혈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혈소판 헌혈을 할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환우회는 끝으로 “무엇보다 헌혈자들의 혈소판 헌혈 참여가 절실하다. 백혈병 환자들에게 혈소판은 생명과도 같다”며 “혈액이 부족해 지정헌혈로 수혈 받을 혈소판을 직접 구하고 있는 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혈소판 헌혈에 참여해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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