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산소호흡기를 연결해주려는 간호사를 폭행해 재판에 넘겨진 70대 환자가 1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병원에서 이뤄지는 의료인 폭행 사건이 반복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처벌은 여전히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 소재 한 병원에 폐부종으로 입원해있던 A씨는 지난 3월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자신에게 응급조치를 하려던 간호사 B씨를 폭행했다. B씨는 A씨의 주먹에 맞아 얼굴에 골절상 등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 측은 “B씨가 자신을 잡아끌어 반사적으로 손이 올라갔고, 여기에 B씨가 부딪힌 것”이라며 고의적인 폭행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다른 간호사에게 발길질을 한 후 B씨를 폭행한 것과, CCTV 영상 등을 종합했을 때 A씨 폭행이 반사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해가 중하고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A씨 나이와 범행 동기 등을 종합해 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환자의 의료인 폭행에 대해 법원이 여전히 관대한 판결을 내리고 있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응급실에서 간호사에게 욕설과 폭행을 한 40대 남성 C씨에 대해 법원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기도 했다.
C씨는 2018년 10월 응급실 진료를 받던 도중 간호사를 향해 욕설을 하고, 손으로 밀고 발로 차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이에 대해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폭행은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일로 지금보다 훨씬 강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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